풍수의 화두_여기 지금
풍수의 화두_여기 지금
  • 김규순 교수
  • 승인 2016.09.0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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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86.
▲ 선정릉중 정릉 전경

풍수지리학은 땅의 비밀코드 읽어내기이다. 어느 땅이 좋은 땅이냐 또는 가장 효율적이냐를 알아내는 방법론이다. 선조들은 땅이 무기물로서 흙의 덩어리가 아니라, 하늘과 더불어 생명력을 부여하는 기(氣)를 품고 있는 거대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바위 위에 씨가 떨어지면 발아하더라도 말라비틀어져 죽는데, 흙에 떨어진 씨앗은 발아하여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닌가. 같은 땅이라도 어떤 곳은 천재지변으로 죽는데, 어떤 곳은 늘 안전하지 않은가. 박 참봉의 아들들은 모두 승승장구하는데, 옆집 이 참봉의 아들들은 지지리도 되는 일이 없다. 사람들은 이러한 길흉화복의 근원이 천지의 운행에서 나타남을 알았으나 하늘은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인지하였다. 하늘이 부여한 것은 더 이상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태어난 연월일시도 바꿀 수 없고, 부모도 바꿀 수 없지 않은가. 천지의 기운이 뭉쳐서 만물을 만든다고 했으니 땅의 기운이라도 잘 받으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으므로 그 원인을 땅에서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사주팔자는 바꿀 수 없어도 땅의 기운으로 천명을 바꿀 수 있다는 천명개조론이 풍수에서 나오게 되었다. 사는 집만 잘 잡아도 정승이 나온다고 하였다. 그러니 터가 좋은 집을 선택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풍수가 종교는 아니지만 신앙과 비슷한 작용을 하게 되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풍수에는 극락이나 천국이 따로 없다. 지금 여기가 천국이요 극락이었다.

저승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이승에서 잘 먹고 잘 살고자 sshfurgksms 것이 풍수이다. 현생에서 내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고 자식들이 잘 사는 것을 염원한다. ‘지금 여기서’ 잘 먹고 잘사는 것이란 ‘참되게 사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풍수의 오랫동안 숙성된 철학이다. 주역의 곤괘 문언전에 나오는 글귀로 “적덕지가 필유여경(積德之家 必有餘慶)이요 적악지가 필유여앙(積惡之家 必有餘殃)”가 그것을 대변해 준다. 덕을 쌓은 집안은 자손에게 경사가 반드시 전해지고, 악을 쌓은 가계는 재앙이 후손에게 필히 전해진다는 뜻이다.

어찌 보면 덕만 쌓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사람이 노력하지 않고 되는 것이 어디 있는가. 씨를 뿌려야 수확하듯이, 명당도 찾아야 내 것이 된다. 즉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후에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지, 가만히 앉아서 감나무의 감이 입안에 떨어지도록 기다려 봐야 소용이 없다.

풍수의 가르침은 ‘반듯한 삶을 가져라’는 말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풍수는 하루 이틀을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참되게 살자’는 화두를 가지고 있다. “내가 총리가 될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라는 장상(2002년 국무총리후보 낙마자)총장의 말이 귓전을 울린다.

풍수도 불교나 기독교 그리고 여타 사회제도와 마찬가지로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을 따름이다. 풍수의 폐단을 보기 전에 그 근원을 살펴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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