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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 감수하며 자리 잡은 사찰 터
[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84.
2016년 08월 16일 (화) 10:13:28 김규순 교수 .
   
▲ 지리산 실상사의 해탈교

이름난 사찰의 배치를 살펴보면 반드시 내를 건넌 후에 경내에 진입할 수 있다.

그래서 경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지 않을 수 없다.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다리를 건너면 마음도 정화되는 듯하다. 설악산신흥사에는 극락교, 속리산법주사에는 속리교 등등 크거나 작은 다리가 신도들의 수행 길을 이어주고 있다. 지금이야 토목 기술이 발전하여 다리하나 놓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삼국시대,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다리를 놓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리라고 해도 몇몇 홍교가 있지만, 대부분 나무를 엮어서 만든 다리였을 것이다. 다리가 없어도 내를 건널 수 있지만, 아녀자들에게는 위험한 일이다. 특히 비라도 많이 오는 날이거나 눈이 쌓인 겨울에 위험은 가중된다. 나무로 엮어서 만든 다리가 있어도 폭우가 쏟아지면 떠내려가므로 산중에 갇힌 신세가 되기도 한다.

혹자는 조선시대에 억불숭유정책으로 불교가 핍박을 받아서 산으로 갔다고도 하지만,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니다. 지금 유명한 산곡사찰 대부분은 천년고찰이다. 오대산월정사, 사자산법흥사, 설악산백담사, 속리산법주사, 영축산통도사, 가야산해인사, 조계산송광사, 덕숭산수덕사, 태백산정암사, 태화산마곡사, 천등산봉정사 등등의 사찰은 호랑이가 살던 옛날에는 근접하기도 쉽지 않은 산골짜기에 지어진 절집이다. 이들은 대부분 삼국시대에 지어졌다.

계곡을 건너서 절을 지으려면 건축자재들을 운반하는데도 장애가 되었을 터인데, 굳이 거기라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풍수 이외의 것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물이 땅을 둘러싼 곳에 땅의 기운이 머무른다는 풍수지리학의 원리에 충실한 이유이다.

이를 나름대로 풀이하자면, 첫째 산골짜기에 물조차 없으면 사람이 살 수가 없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계곡수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수행하는 사람들에겐 생명수였다.

둘째 물이 감싸며 흐르거나, 물이 때리는 곳이거나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물이 감싸고 흐르는 곳이거나 두 계곡이 만나는 언저리에 너른 대지가 형성된다. 물이 치고 나가는 곳에는 바위가 드러난다. 바위는 믿음의 대상이 되어 불암(佛岩)이 되고 때론 석조불이 되어 신앙의 장소를 제공한다.

셋째 경외심의 발로이다. 여기가 저기이고 저기가 여기와 같다고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정토사상이 발현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 경계가 필요하다. 자연의 경계,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주면서 정화의 기능을 가진 물로 만들어진 경계를 이용한 것이다. 계곡을 건너면서 자기의 심신이 깨끗해진 효과를 얻는 것이다. 카톨릭에서 성당에 들어갈 때 성수로 머리(영혼)와 심장을 씻듯이.

넷째 신도를 심산유곡에 자리한 사찰로 이끄는 길은 물길이었다. 계곡을 따라가면 사찰에 도착했다. 숲이 우거진 여름에도 계곡은 감추어지지 않았다. 물길이 절로 가는 이정표였다.

풍수지리의 원리를 불교사찰의 공간형성과 배치에 적절히 활용한 것이다. 전통지리학이 불교의 정착과 포교에 이용된 것이다. 지리학은 이렇게 우리의 실생활에 매우 유익하게 사용된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우리가 전통지리학이든 근대지리학이든 지리학을 공부해야하는 이유이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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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16-08-16 10:13:28]  
[최종수정시간 : 2016-09-01 1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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