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선암사 소유권 분쟁 어떻게 진행됐나?
순천 선암사 소유권 분쟁 어떻게 진행됐나?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6.07.2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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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암사 소유권 태고종 인정 판결 의미 ②
▲ 순천 선암사 대웅전

“‘태고종 선암사’, ‘조계종 선암사’로 된 등기 변경 요구”

‘태고종 선암사’(주지 호명 스님)은 2014년 12월 중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조계종 선암사 주지 법원 스님 등을 상대로 ‘조계종 선암사’로 기재된 등기명의를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것은 순천 선암사의 재산상 등기를 ‘태고종 선암사’로 변경해 달라는 것이고, 이는 선암사 소유권이 태고종에 있음을 확안해 달라는 청구다.

순천 선암사 소유권 분쟁이 다시 발생한 사실은 2015년 1월 29일 직지사에서 열린 37차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서 공개됐다. 조계종 선암사 주지 법원 스님은 회의에 참석해 “태고종이 조계종 종정예하와 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협조를 요청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이 소송에서 원고(태고종 선암)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선암사와 승주읍 죽학리 사사지 8,086평, 죽학리 임야 등을 조계종 선암사로 등기한 것은 부적법하다”며 “조계종 선암사는 태고종 선암사에게 소유권 보존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결정했다.

이어 “선암사 등 부동산의 진정한 소유자는 원고(태고종)라고 할 것이므로 주위적 피고(조계종)은 태고종에 소유권 보존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태고종 선암사가 요구한 ‘등기명의인 표시경정등기 및 등기명의인 표시변경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청구한 부분은 ‘각하’했다.

태고종 선암사가 재판청구한 이유 중 한 가지가 각하돼 조계종이 소송에서 일부만 패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선암사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조계종이 이행할 경우 등기명의인 표시경정등기 및 등기명의인 표시변경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는 것이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등기명의인 표시경정등기는 착오신청 등으로 등기부에 잘못 기재되었거나 기재가 누락된 경우에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 하는 등기를 말한다. 표시경정등기는 소유자의 동의를 얻거나 상대방의 승낙을 받을 필요가 없다. 반면 등기명의인 표시변경등기는 등기 시에는 실체관계가 들어맞았으나 그 후 표시가 변경되어 이를 일치시키기 위한 등기이고, 등기명의인 표시경정등기는 실행 당시부터 등기의 일부가 실체관계와 들어맞지 않아 이를 바로 잡기 위한 등기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근거법은 부동산등기법이다.(출처 : 네이버)

조계종이 태고종으로 소유권을 넘기면 굳이 등기부상 착오로 기재된 것을 정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어서 이번 판결은 결과적으로 조계종의 완패로 평가된다.

선암사 소유권 분쟁은 1954년경부터 발생한 왜색불교 청산과 이 과정에서 ‘비구-대처 분규’(불교정화) 과정, 그 이후 통합종단 조계종 창설 후 발생한 사찰 소유권을 둘러싼 갈등의 대표적인 사건이다. ‘비구-대처 분규’ 과정에서 비구승 측은 “불법에 대처없다”는 명분으로 불교정화에 성공해 ‘통합종단 조계종’을 창설한다. 통합종단 조계종은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불교단체를 등록하고 이 과정에서 선암사 봉원사 등 대부분의 사찰을 조계종에 귀속된 것으로 보고 전국사찰대장을 제출한다. 이를 통해 통합종단 조계종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을 조계종에 귀속한 것으로 인정됐다.

순천 선암사 소송의 최종 판결이 중요한 것은 통합종단 조계종이 불교단체 등록시 전국사찰대장을 제출해 관등록을 마친 행위가 분규사찰의 재적 구성원의 총의로 인한 결의가 없었다면 통합종단 조계종에 귀속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 때문이다.

이 경우 한반도 내의 전래사찰의 재산을 대부분 획득한 조계종의 관절차 행위는 적법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통합종단 조계종이 귀속시킨 사찰들에서 새로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민법 체계에서 이 판결을 적용할 경우 사찰 소유권 분쟁은 비구-대처 분규로 인해 발생한 소유권 분쟁 외 다른 사찰들에도 번질 수도 있다.

이번 판결은 조계종과 태고종의 관계, 한국근현대불교사에서 비구-대처 분규의 역사성이 부정되고 양 종단의 관계가 1962년 전후의 분규 상태로 회귀함을 의미한다.

선암사 소유권 분쟁과 법적 판단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초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선암사 소송의 기초사실은 ‘비구-대처 분규’와 통합종단 창설 이후 발생한 대부분의 사찰 소유권 분쟁의 기초사실과 같다. 법원 판결문을 근거로 기초사실을 연도별로 표시하면 이렇다.

-1954년경 왜색불교 척결, 비구-대처 분규, 전국사찰 비구측과 대처측이 각각 관리

-1962년 1월경 비구측과 대처측 대표자들로 구성된 불교재건위원회 조직, 불교재건위가 선출한 비구측 15명 대처측 15명 등 30명으로 비상종회 구성해 통합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 종헌과 종법 제정 준비. 이 과정에서 종헌 초안 제9조가 ‘출가독신자에 한하여 승려자격을 인정하고 대처승은 제한적으로만 기득권 인정, 통합 과정이 대처측에 불리하게 되자 분쟁이 재연됨.

-1962년 3월경 비상종회 위원수가 30명에서 비구 대처 각 5명과 문교부장관 위촉 사회인사 5명 등 15명으로 조정.

-1962년 3월 22일 비상종회 위원 중 대처측 5명이 불참한 상태에서 ‘통합종단 조계종’ 종헌 통과.

-1962년 5월 31일 불교재산관리법 공포 시행

-1962년 9월 30일 대처측 선암사 재적승 통합종단 반대 결의

-1962년 10월 10일 통합종단 대한불교조계종 종헌 효봉 스님(당시 대표권자)은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통합종단 조계종을 문교부에 불교단체로 등록 신청, 동년 12월 14일 등록절차 마침

-1962년 10월 19일 통합종단을 반대한 대처측은 ‘대한불교조계종법륜사’ 명의로 독자적으로 불교단체등록 신청, 문교부장관은 10월 20일 통합종단 조계종이 등록을 마쳤고, 동일한 명칭의 양 종단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청 반려

-1965년 11월 8일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조계종 선암사’로 불교단체 등록

-1970년 5월 8일 한국불교태고종 불교단체 등록

-1970년 10월 13일 선암사를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로 등록

-1970년 3월 28일 승주군수 재산관리인 임명-순천시장이 승계

-1971년 9월 20일 선암사를 ‘태고종 선암사’로 소유권보존 등기 완료

-1971년 12월 9일 선암사 명의사사지를 ‘선암사’로 소유권보존 등기 완료. 같은 달 15일 ‘태고종 선암사’로 등기를 정정.

-1972년 8월 19일 조선임야령에 의한 선암사 명의 임야를 ‘선암사’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 완료

-1972년 8월 23일 조계종 선암사 주지 윤성웅 문화공보부장관 사실증명원을 근거로 선암사 등기를 ‘조계종 선암사’로 정정, 동년 9월 29일 선암사 사사지와 임야의 등기명의를 신청착오를 이유로 정정.

-2011년 2월 9일 태고종 조계종 선암사 재산관리권 공동인수 합의 순천시장 재산관리인 해임

-2011년 이전 조계종 선암사 주지(법원 스님) 조계종 총무원 근무(상임감찰 겸직)

-2011년 이후 조계종 선암사 주지(법원 스님) 매표소 및 컨테이너에서 근무

-2014년 태고종 선암사 주지(호명 스님) 조계종 선암사와 윤선웅 스님을 상대로 소송 제기

-2016년 7월 15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선암사 소유권 태고종에 있다고 판결.

#핵심 쟁점 '순천 선암사 조계종 소유였나?'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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