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건설로 몇몇 고사찰 폐사 위기
신공항 건설로 몇몇 고사찰 폐사 위기
  • 김원행 기자
  • 승인 2016.06.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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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밀양공항건설 반대', 통도사 동화사 '지켜 보자'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에 교계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경남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유서 깊은 고사찰 24곳이 사라질 위기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다.

 밀양신공항 보다는 부산 가덕도신공항을 내심 지지하고 있는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최근 181개 말사에 공문을 보내 밀양 공항 반대를 분명히 했다. 범어사 설법전에 밀양신공항건설 반대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문제는 교계가 주장하고 있는 24개 사찰이 각종 소음과 산지 절토로 인해 전부 폐사될 것이냐라는 점이다.

 부산시와 부산지역 언론사들은 "사찰의 훼손은 명약관화하다"는 입장이디. 경상남도 대구시 울산시 경상북도와 지역언론사들은 "턱도 없는 소리"라고 부산시 주장을 일축하고 나섰다.

▲ 국제신문 홈페이지 캡쳐

■ 부산시, "24개 고사찰 사라질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

 부산시의 신공항 입지평가 분석자료를 보면, 밀양 하남읍 후보지의 소음영향권<75~90웨클. 웨클(WECPNL)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항공기의 소음단위다.> 지역에는 10곳의 사찰 등 모두 153개의 종교·교육·공공시설이 있다.

 부산시는 항공기 안전을 위해 산을 깎아내야 하는 절토 지역(소음권역 포함)인 봉화산 등 산 10개, 봉우리 27개에 자리 잡은 고사찰이 24곳이나 된다고 했다. 지난 2011년 국토교통부의 용역 결과를 기초할 때 27개 산봉우리 절토는 물론 절토에 따른 24개 고사찰이 폐사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찰로 김해시 한림면 모은암과 대성암, 불조사, 밀양시 초동면 수산리 극락암과 강정사, 수덕사 등을 꼽고 있다.

 범어사도 밀양 인근에 있는 18곳의 사찰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을 하며 밀양신공항 건설을 분명한 논조로 반대하고 있다.

▲ 지난 14일 남부권 신공한건설과 관련해 4개시도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찰 피해 등이 없다면서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2016 불교닷컴

■ 경남 등 4개시도, "24개 고찰 피해 없다" 일축

경남등 4개시도는 부산지역이 주장하고 있는 신어산 정상 105미터가 절토, 무척산 107미터가 절토 등은 계획 자체에도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부산이 주장하고 있는 19개의 지역 명산 27개 봉우리가 최고 217미터나 잘려 나간다는 것은 터무니 없다는 것이다.

 밀양신공항을 지지하고 있는 4개시도를 대표해 경남도는 지난 13일 반박문을 내고 "도는 밀양 신공항 후보지는 산봉우리 4곳(5300만㎥)만 절토가 이뤄져 사찰 및 문화재 시설 등에 대해 일체의 훼손없이 신공항 건설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부산지역 언론이 보도한 무척산, 봉화산, 신어산 봉우리는 일체 절토하지 않는다고 했다. 따라서 사찰 및 문화재 시설 훼손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경남 등 4개시도는 부산시가 계획에도 없는 산까지 절토를 운운하는 것은 신공항 유치에 불리해지자 종교계와 시민단체까지 부추겨 불리한 여론 조성을 유리한 쪽으로 몰아가고있다는 것이다.

 경남 등 4개시도의 반박논리를 근거한다면 부산지역이 주장하는 김해시 한림면 모은암과 대성암, 불조사, 밀양시 초동면 수산리 극락암과 강정사, 수덕사 등 유서 깊은 사찰 21곳이 철거되거나 소음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는 셈이다.

 한발 더 나아가 경남 등 4개시도는 "특히 전통 사찰이 있는 무척산과 봉화산, 신어산의 봉우리는 일절 절토하지 않는다"고까지 강조하고 있다.

■ 산 절토는 분명, 몇몇 고사찰 폐사는 현실화 될 듯

 분명한 것은 24개 고사찰 중 몇몇 사찰은 각종 소음과 절토로 인해 상당기간 피해를 당할 것이며, 결국 몇몇 고사찰은 폐사될 것이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스님은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선다는 것을 전제할 경우, 김해시와 창녕군 일부 절토지역내 사찰들의 피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며 "국민이 먹고 살아야한다는 큰 틀에서 볼 때 고봉준령의 절토와 사찰의 피해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 스님은 이어 "밀양 창녕 등 사찰에는 인구 격감으로 신도수 역시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년 후부터는 갈등이 첨예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다른 스님은 "무상(無常)한 것이 있느냐"며 "우리 스님네들이 전국에 들어선 골프장에 대해서는 왜 이제까지 말이 없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고 꼬집었다.

■ 통도사와 동화사는 말이 없고...

 24개 고사찰과 직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영배 스님)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 정부측 결정이 나올 때까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자칫 잘못하다가는 불교계가 조직적으로 나서 정부정책을 반대한다는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인식을 우려해서 이같이 말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현재 통도사는 고사찰 24곳이 폐사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치 않고 있는 가운데 통도사 관계자와 스님은 "지켜보겠다"고 단답했다.

 대구시는 최근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을 예방해 폐사찰 보도와 관련, 전후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불교계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동화사 역시 통도사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치 않고 있다.

 한편, 10년 동안 끌어 온 신공항 최종 후보지는 판정은 이달 말경으로 어느 후보지 선정에 따라 아주 심각한 지역간 갈등이 예상되고, 내년 대통령 선거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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