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경시 풍조와 화장
인명 경시 풍조와 화장
  • 김규순 소장
  • 승인 2016.06.0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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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77.

지금 우리나라 장례방식의 점유율을 볼 때 화장이 85%를 넘어서고 있다.

묘지 마련이 쉽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화장할 경우 거주지 가까운 납골당에 안치할 수 있어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매장 방식보다 화장 장례가 비용도 절약되는 유리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화장이 장례 방식에 있어서 거부할 수 없는 대세이지만, 막상 부모의 시신을 화장한 자식들은 꺼림칙한 마음이 남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 요구에 의해서 화장을 하지만, 70-80대의 는 매장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들은 “나는 불구덩이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신 분들도 많이 있었다. 묘지를 위한 땅도 없고, 공동묘지도 사용할 수 없고, 국가에서 화장을 장려하고 있으니, 하는 수 없지만, 자식의 도리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장소가 화장장이다.

평생을 살다가 숨을 거둔지 짧게는 30시간 길게는 60시간이 지나면 한 줌의 재로 변하는 것이 오늘날의 화장 장례방식이다. 과거 유교적 장례 방식에서 불필요한 관습이라고 이것 저것 없애버리니 남은 것이라고는 조문객을 맞이하는 것 밖에 없다.

형식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형식을 통해서 산 사람이 마음을 위로 받는 것이 아닌가.

50-60년을 같이 살다가 죽은 뒤 2-3일 만에 한줌의 재로 만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것에서 우리는 심각한 멘붕을 경험한다. 같은 화장이라도 불가의 다비식처럼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옆에서 지키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것과는 매우 다르지 않은가.

장례를 치루는 동안 철학적·심리적·역사적·문화적인 절차와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리며 스스로 위로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부모의 죽음에 대한 박탈감이나 허무감으로 존재의 이유가 상처를 받는다면 자칫 사회가 황폐화 할 수 도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

과거에는 장례를 치르게 되면, 동네사람이 모여 품앗이 하여 도우고, 관을 준비하고 상여를 메며 서로 어깨를 빌려주고, 무덤을 만들고 성묘도 가는 절차를 통해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었다. 이로써 비록 죽은 이에 대한 통과의례를 통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느끼게 했던 것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부와 명예와 자손번창을 추구하였다. 내일을 알지 못하는 불확실한 삶을 이어가는 우리에게 조상은 삶에 대한 통찰을 갖게 하는 소통의 대상이다. 비록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히 영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화장으로 인하여 영적소통의 장애가 되어 어제까지 함께 했던 부모형제가 사라졌다고 생각하게 해서는 안된다. 지금 이 땅의 철학자, 문화인류학자, 심리학자들은 사랑하는 친지들의 사망과 화장으로 인한 허무감과 박탈감에서 위로를 해줄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국가도 풍수적 길지에 자연장의 공간을 마련하여 국민에게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 소위 우리의 부모형제를 좋은 공간에 모셔서, 그곳을 찾는 후손이 위안을 받는다면 국가나 사회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는 개체가 아니라 조상과 부모 그리고 형제가 연결된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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