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이 대구 유람선사업을 반대하는 까닭은?
스님들이 대구 유람선사업을 반대하는 까닭은?
  • 정수근 기자(오마이뉴스)
  • 승인 2016.05.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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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 딱 절반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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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 스님과 수행자들이 50일째 수행길을 걷고 있다. 달성보를 지나 화원유원지로 향해 걸어가고 있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기사 보강 : 23일 오후 8시 57분]

"4대강을 다시 생명이 흐르는 자연의 강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길을 나선 불교환경연대 스님과 수행자들의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길'이 지난 22일로 50일을 맞았습니다. 지난 4월부터 영산강과 금강을 지나, 낙동강 하구에서부터 낙동강 중류에 이르러 100일 수행길의 절반에 이른 것입니다.

50일째에 닿은 곳은 달성보에서 사문진교 구간입니다. 주말을 맞아 시민들이 함께 수행길에 참여했습니다. '세상과함께' 회원들과 아이들, '맑고향기롭게' 대구 모임 사람들, 그리고 대구시민단체 활동가들. 이렇게 30여 명의 수행단은 낙동강을 따라 걸으며 4대강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녹조라떼'처럼 변해버린 낙동강이나 생태계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이른바 생태공원은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돼 있었고, 공터는 축구장이나 야구장 같은 체육시설이나 오토캠핑장 같은 야영장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한 참가자는 그 모습을 보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강은 죽어가고, 그 죽어가는 강을 인간들이 달라붙어 하나라도 더 빼앗으려는 형국입니다."

그렇습니다. 강은 죽어가고 그 죽어가는 강을 이제는 지자체에서 나서서 마지막 남은 목숨을 끊으려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때에 스님들이 길을 나선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뭇 생명들이 죽어가는 낙동강을 되살리고, 뱃놀이사업과 같은 지자체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함입니다.

4대강 사업을 막지 못한 공업을 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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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길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낙동강의 현재 상황에서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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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일 스님이 맨 앞에서 수행단을 이끌고 걸어가고 있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50일을 맞아 수행단의 단장 스님인 법일 스님께 물었습니다.

"스님, 어떻게 하면 4대강 되살릴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다. 모든 원인과 조건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내 삶이 중심이다. 나한테 직접 닥쳐오지 않는 불행은 남의 것으로 생각해버린다. 문제가 터지면 그때 아파한다. 다른 사람의 삶과 아픔에 동참도 하고 관심을 가져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

나하고 관계되지 않은 세상 만물이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이 모든 자연과 상호보완적입니다.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입니다. 스님이 덧붙여 말합니다.

"우리는 4대강을 막지 못한 공동의 책임이 있다. 공업(共業)이 있다. 함께 풀어야 할 업이다. 모든 사물이 나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니 어떤 일이 생기면 그 행사에 참가하고, 그것이 안 되면 후원금이라도 내고, 그것도 안 되면 주변에 그 정당성이라도 이야기하면서 함께하자. 모든 일은 나와 관계된 일이다. 그러니 모든 일에 관심과 참여를 하자. 이런 참여가 없으면 변화가 없다. 문제 해결이 없다."

그렇습니다. 4대강을 막지 못한 그 공업을 풀기 위해서라도 4대강을 놓아선 안 된다는 말입니다. 4대강을 계속 찾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4대강이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 때까지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님들의 100일 수행길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스님들 스스로 시민들에게 4대강의 의미를 계속해서 전하고 계시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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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낙동강 우곡교 다리아래 녹조가 진하게 피었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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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단이 강가로 내려가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다. 둔치의 모래가 쓸려내려가 제법 모래톱이 보인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한편, 수행단은 23일 화원유원지에서부터 강정고령보까지 도보로 도착해 디아크 앞에서 대구시민사회단체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이번 수행길의 일정과 의미를 대구시민들에게 전했습니다. 그리고 대구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자체발 4대강 사업의 전형인, 달성군이 현재 벌이고 있는 유람선사업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달성군과 달성군수가 지금이라도 유람선사업을 철회하고 이 광활한 달성습지를 생태교육과 학습의 장으로 삼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수행단은 남은 일정을 마치기 위해 또 길을 나섰습니다. 수행단은 강정고령보에서 하빈면 봉촌리로 길을 잡아 떠났습니다. 달성군이 유람선사업과 오리배사업 허가를 내준 이곳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빚은 천혜의 자연습지이자 내륙습지로 생태계의 고보이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희귀조류이자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찾아오는 곳이 바로 이곳 달성습지입니다. 그래서 환경부는 이곳에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도래지란 입간판까지 세워두면서 이 일대를 보호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비단 흑두루미뿐만 아닙니다. 이곳 달성습지는 역시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처이기도 하고 천연기념물 수달도 출몰하고 고라니 등의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달성군은 환경부의 요청도 무시하고, 환경단체의 거듭된 자제 권고도 무시한 채 흑두루미 도래 입간판이 서 있는 바로 아래에 선착장을 지어 뱃놀이사업을 연장하고 있으니 생태무지의 행정을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스님들이 달성군의 생명무지의 행정에 죽비를 내려 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은 것입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수행단은 남은 일정을 마치기 위해 또 길을 나섰습니다. 수행단은 강정고령보에서 하빈면 봉촌리로 길을 잡아 떠났습니다. 모쪼록 앞으로 남은 50일 일정도 탈 없이 잘 걸으며 많은 깨달음을 전해주길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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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단과 대구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달성습지 생태계 망치는 달성군의 뱃놀이사업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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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제방길로 4대강 생명살림 100일 수행단이 지나고 있다. 앞으로 50여일 동안 수행길은 계속 된다. ⓒ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 이 기사는 제휴매체인 <오마이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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