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학생이 총장 보광 스님을 학위논문 표절 혐의로 일본 붓쿄대(佛敎大)에 고발했다. 일본 붓쿄대 관계자는 “이유는 모르지만 보광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원본은 없다”고 했다.
학생들 "박사논문 원본 보여 달라"
동국대 신정욱 대학원총학생회장과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19일 일본 붓쿄대를 방문했다. 신정욱 회장은 붓쿄대가 박사학위를 수여한 보광 스님을 학위논문 표절 혐의로 고발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는 ▷보광 스님의 박사논문 원본 제공 ▷박사학위 논문작성 당시인 1989년 학위규정 공개 ▷지난해 동국대가 붓쿄대에 발송한 논문표절 조사의뢰 공문 공개 촉구 내용이 함께 담겼다.
학생들은 고발 공문과 함께 보광 스님 박사학위논문 검증보고서, 표절 의혹 관련 언론 보도, 붓쿄대가 작년 5월 동국대로 보낸 회신 공문 사본을 붓쿄대에 제출했다.
일 붓쿄대 "학생들 공문 안 받겠다"
학생들은 일본 방문 전부터 붓쿄대에 연구 부정 관련 책임자인 부학장과의 면담을 수차례 요구했다.
붓쿄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붓쿄대는 동국대 명의 공문이면 몰라도 학생이나 학생회 명의 공문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일본 방문 전 연구 부정 관련 실무책임자와 수차례 통화를 했다. 실무책임자는 ‘학생들이 와도 자신은 바빠서 만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연구부정의 신청방법은 서면 전화 팩스 이메일 면담 가운데 하나로 행한다’는 붓쿄대 연구공정관리규정 제11조를 근거로 붓쿄대에 항의했다.
붓쿄대는 전화 팩스 이메일 접수를 거부했다. 실무책임자가 “우편을 통한 표절 고발 접수도 거부하겠다”고 밝힌 것이 학생들의 붓쿄대 방문 이유이다.
5년 시한? 통보에는 협의 필요
붓쿄대는 “규정에 근거한 문서이니 접수는 하겠다”면서도 “누가 고발하는 것인지 실명을 명확히 밝혀 달라”고 했다. 학생들은 공문의 신정욱 대학원총학생회장의 이름을 가리키며 “제보자는 신정욱이다”고 했다.
학생들은 “붓쿄대가 동국대로 보낸 공문에서 5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한태식(보광)의 논문을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근거가 무엇이냐. 붓쿄대 홈페이지의 규정에는 관련 내용이 없다”고 물었다.
붓쿄대는 “예전에 있었는지 확인해 보겠다. 당장 확인해 줄 수 없다. 규정 확인은 금방 되지만 알려 줄 수 있는지, 언제 알려줄 지는 협의해 봐야한다”고 했다.
실무 담당자 만날 수 없다
학생들은 “연구 부정 담당부서인 연구추진부 담당자를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
붓쿄대는 “공문 받아줬는데 담당자를 만나야할 이유가 있느냐”고 했다.
학생들은 “잠깐 얼굴 보고 인사라도 하게 해 달라”고 했다. 붓쿄대 쪽은 “사전에 미리 약속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 담당자가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했다.
연구추진부 실무책임자는 최근 통화에서 보광 스님 박사논문 표절 의혹 관련 <불교닷컴>의 질의서를 직접 받아주기로 약속해 놓고 어겼다. 총무부 직원에 따르면 이 실무책임자는 “<불교닷컴>과 약속한 적 없다”고 했다.
<불교닷컴>은 지난 11일 오후 연구추진부 담당자와 직접 통화해 질문요지를 전달했다. 당시 담당자는 "전화로 답할 순 없다. 이메일도 안 된다. 미안하지만 공문을 만들어 우편 등 방식으로 접수해달라"고 했었다.
<불교닷컴>가 붓쿄대 학장 앞으로 보낸 질의서는 총무부가 대신 받았다.
도서관 "박사논문 원본이 없다"
학생들은 총무부 직원과 함께 붓쿄대 도서관을 찾았다. 총무부 직원은 “논문의 촬영 복사는 금지한다”고 수차례 당부했다.
학생들은 보광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열람을 요청했다. 도서관 사서가 학생들에게 건넨 것은 표절 검증에 사용된 것과 같은 단행본이었다.
학생들은 단행본이 아닌 학위논문 원본을 요청했다. 도서관 직원은 “없다”고 했다. 학생들은 붓쿄대 도서관을 비롯해 일본 내 문헌자료 DB를 검색했다. ‘한태식’ 또는 ‘한보광’으로 일어로 쓰인 소논문과 단행본들이 검색됐다. 보광 스님의 박사학위논문은 검색되지 않았다.
도서관 직원은 “원본이 없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원본이 없다. 원본이 있어야 하는데 이 논문(보광 스님의 것)이 왜 없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학생들 "반드시 증명해내겠다"
학생들은 “학생 대표자인 우리가 일본을 방문한 것부터가 동국대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이다. 보광 스님의 연구부정 행위는 총장 자질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학생들은 최근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장인 양영진 부총장의 보광 스님 표절 의혹 해명에 유감을 밝혔다.
학생들은 “양영진 부총장은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강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좋은 교육자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 윤리를 검증해야 할 당사자가 해명에 나선 것은 유감이다.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동국대 부총장들 보광 총장 구하기)
'보광 스님의 박사논문 원본은 왜 학위수여한 학교에도 없을까' 다음 기사에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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