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일대를 수놓은 연등행렬이 꽃비와 하나가 됐다. 서울 동대문에서 조계사까지 두 시간여 동안 행진한 연등행렬 참가자들은 오후 9시 30분께 종로1가 네거리에 속속 모여들었다.

남녀노소, 외국인과 내국인, 인종과 종교를 망라한 참가자들은 축제의 끝을 놓지 않고 함성과 몸짓으로 거리를 물들였다. 2014년 회향한마당이 세월호 참사 추모기도회, 2015년 무차선대회로 전환된 이후 3년 만에 다시 펼쳐진 축제의 난장에 참가자들은 피로를 잊고 뜀박질을 했다.

수국사의 무술 시범과 사물놀이패 '야단법석', '풍경소리 친구들'의 사전공연에 이어 가수 우순실 씨와 신이나 씨가 흥을 돋웠다. 회향한마당의 하이라이트인 대동마당이 시작되자 너나할 것 없이 손을 맞잡고 원을 그렸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대중율동을 추는 몸짓이 한껏 어우러졌다. 강강술래와 대동놀이는 축제분위기의 끝을 향해 내달렸다.

축제에 동참한 다따 씨(인도네시아, 22)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이 길거리를 걷고 등을 든 것을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다"며 "컬러풀한 축제에 참가하게 되어 몹시 흥분된다"고 말했다.

두 딸과 함께 온 신순항 씨(서울, 46)는 "13년째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축제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연등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개성을 살린 다양한 등을 볼 수 있어 올 연등회도 기쁘게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연등회는 내일(8일) 낮 12시부터 조계사 앞길에서 열리는 전통문화마당과 공연마당, 외국인 등 만들기 대회, 연등놀이로 이어진다. 봉축법요식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된다.

 

/불기2560년 부처님오신날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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