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이 학교를 나가려다 학생들에게 막혀 1시간 30분 가까이 차 속에 있었다. 학생들은 “보광 스님은 학생들과 대화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내일 총학생회 해오름제(발대식)에 총장스님이 나와 대화해 달라”고 핸드폰 통화를 통해 제안했다. 스님은 내일 오후 5시 교내 초허당 세미나실에서 학생들과 공개 대화하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내려진 본관 셔터에 성난 학생 삭발

동국대 총학생회(회장 안드레)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회장 신정욱)는 28일 오후 1시 대학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학생들은 학교의 학생자치 탄압과 학생 상대 형사고소를 비판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 후 요구안을 전달하려 했지만 대학 본관 셔터는 모두 내려져 있었다. 학교 측은 “보광 스님과 고소인인 학생처장은 없다”고 했다.

학생들은 즉석에서 성토대회를 열고 소통하지 않는 학교 당국을 비판했다. 학생대표자인 안드레 총학생회장과 신정욱 일반대학원총학생회장은 삭발했다.
 

몸 던져 차 막아...20명이 200으로

한 학생이 대학 본관 내에 없다던 보광 스님과 학생처장이 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나가려던 보광 스님이 탄 차를 몸으로 막았다. 이날 보광 스님을 막은 학생은 20여 명으로 시작해 200여 명 가까이 됐다.

현장에 있던 A 학생은 “교직원들이 달려들어 학생들을 저지하려고 했다. 학생들은 처절하게 보광 스님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보광 스님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학생고소 취하하라”고 했다. “일반 학우 참여 가능한 공식 면담을 약속하라”고 했다.

3m 거리 차 속에서 학생과 통화

학교 측과 조율 끝에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보광 스님과 대화할 수 있었다. 둘 사이 거리는 불과 3미터였지만 대화는 핸드폰 통화로 진행됐다.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공개된 자리에서 공개 면담을 요구했다. 스님은 “학생대표자만 만나겠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다. 세 번의 통화 끝에 보광 스님은 안드레 총학생회장에게 “알겠다”고 답했다. 스님과 안드레 총학생회장의 통화는 안드레 회장이 스피커폰 기능을 이용, 마이크를 통해 학생들에게 공개했다. 학생들은 공개 면담 약속을 한 보광 스님의 앞을 비켰다.

학생들은 “그동안 보광 스님과 수차례 대화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했다.

보광 스님은 학생들과 29일 오후 5시 동국대 초허당세미나실에서 만나 대화를 한다. 총장 취임 후 10개월이 지나서 그것도 학교가 학생을 검찰에 고소하고 나서다. 성난 학생들이 온몸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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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