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비판이 명예훼손으로
교육자 양심이 해임으로
제 할 일한 언론은 해종 ‘낙인’
정당한 비판이 명예훼손으로
교육자 양심이 해임으로
제 할 일한 언론은 해종 ‘낙인’
  •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운영위원
  • 승인 2016.03.25 16: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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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월의 봄, 초록을 맞이하며...

한 명의 불제자로서 나는, 내가 자아를 갖기 전부터 내 몸이 지녀온 그 오랜 기억과, 오늘을 살아가는 한 건전한 시민으로서의 현실 인식과, 또 우리 시대가 마땅히 만들어 가야만할 올바른 미래에 대한 소망을 담아 이 글을 쓴다.

▲ 동국대학교 쪽이 총학생회장 안드레 등 4명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자 학생들이 반발하며 '나도 고소하라'는 피켓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를 여는 동국공동추진위원회)

지난 겨울, 동국대학교 교정 안, 간신히 바람만 막은 비닐 천막에 의지해 창백하게 누워있던 한 청년을 기억한다. 동국대학교 부총학생회장 김건중 학생, 그는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추위 속에서 그보다 더 차갑게 얼어붙은 학교를 상대로, 곡기를 끊는 극단적인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동국대 일면 이사장과 보광 총장은 사퇴하라!' 문화재급 탱화의 절도 의혹을 비롯하여 각종 도덕성 시비, 학위논문의 명백한 표절 행위를 해명, 반성하고 해당 직에서 즉각 물러나라는 학생들의 요구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너무도 당연해서 재고의 가치조차 없어 보이는 이 단순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한 학생은 50일을 단식해야 했고, 또 다른 학생(최장훈, 전 동국대학교 대학원총학생회장)은 45일 동안 땅을 밟지 못하고 고공에서 홀로 나부껴야만 했다. 타들어 가는 마음, 우리들의 지난 겨울은 그렇게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슬펐다.

그래도 봄이 되면 좀 나아질까? 추위가 지나가고 훈풍이 좀 불면, 그들의 마음도 좀 너누룩해 지지 않을까? 그래서 만사가 잘 해결되어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어느덧 봄이 되어, 현재 동국대학교는 명예훼손으로 최장훈 씨를 고소하였고, 단식에 동참했던 한만수 교수협의회 회장에 대해서는 해임을 강행하였다. 이사회는 포장지만 바뀌었고, 보광 총장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내내 평안하기만 하다. 봄은 어디로 오는 것일까? 누군가 태양은 가진 자, 못 가진 자 구별 없이 공평하게 비춘다고 했는데, 우리는 거기에조차 끼지 못하는 것일까? 봄은 그들만의 것이었나?

학교란 무엇인가, 종교란 무엇인가? 어려운 말 필요 없다. 그저 한 인간을 돌보는 일이다. 또, 한 인간을 포함하여 뭇 생명체와 세계에 대한 돌봄, 마음 씀, 그것이 학교와 종교가 할 일이다. 그런데 이 시대의 학교는, 이 시대의 종교는 지금 무엇을 돌보고 무엇에 마음을 쓰고 있는가? 혹시 고개를 주억이며 너는 얼마, 너는 얼마..., 이러고 있지는 않나? 자본의 크기로 한 인간의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지는 않나?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나아가 뭇 생명들이 함께 모여 사는 이 세계에는, 결코 사물화되거나 재물화될 수 없는, 또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아름답게 반짝이는 내적인 '어떤 것'이 존재한다. 그리고 학교와 종교는 우리가 지닌 그 소중한 내적 가치와 가능성을 끝까지 지켜주고 믿어주고 보듬어 주는 최후의 보호막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완벽한 능력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렇게 할 자세를 갖춘 자들로 구성된 학교와 종단, 이 극도로 소박한 기대가 너무도 이상적으로 들리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3월이다, 봄이다, 초록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초현실적으로 맑은 하늘에 알알이 들어가 박힌다. 희미하게 흩날리는 여인의 치맛자락, 독립문고가 위를 날아가듯 달아나는 700번 버스의 경쾌함, 다들 어디로들 가는지, 제각각 걸치고 있는 그 무심한 어깨와 성실한 발걸음. 분명히 봄은 왔는데, 다른 반은 모두 봄나들이 가느라 분주한데, 우리 반만 남아서 화장실 청소해야 한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나지 않는다. 정당한 비판이 명예훼손으로, 교육자의 양심 있는 행동이 해임의 원인으로, 제 할 일 했던 언론이 해종세력으로 전도되는 것을 목도하는 지금, 우리에게 봄은 멀다, 우리는 여전히 춥다.

/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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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16-03-27 15:37:51
배운중이나 안배운중이나 머리깍은중들은 어쩜그리 다똑같은지 하는행동들이 다무식하다 보광중이나 자승중이나 한치도 다르지가않네 저러고도 학교에 등은또달겠지 학생들보기 부끄럽지않나 등은달아서뭐할까 마음에 등불도달지못하면서 겉으론평화로운척 위선자들

악인범죄공포증이불교에서 2016-03-26 18:26:07
정당한 비판이 명예훼손으로
교육자 양심이 해임으로
제 할 일한 언론은 해종 ‘낙인’

선/악이 뒤바뀐 불교

이들 조께종 승려집단은 이미 부처님제자 불자집단 이닙니다
이름만 머리만 tmsla 행세하고 실제는 벌써 썩어 들어간
독자적인 악질 범죄집단화 되엇읍니다
불자인 내가 부끄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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