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과 이완구의 자연관 차이
김진선과 이완구의 자연관 차이
  • 김규순 소장
  • 승인 2016.02.07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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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규순의 풍수이야기 67.

▲ 꽃지해수욕장과 꽃박람회장. 해수욕장의 백사장과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검은 띠가 보인다. 검은 띠는 모래가 사라지고 자갈이 드러난 곳이다. (사진=네이버 맵의 위성사진)

영월동강댐 건설에 대해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반대의사를 분명히 표명한 것이 이슈가 되었던 것이 1999년 4월9일이다. 댐의 안전성과 물 수급에 대한 조사 결과 및 동강댐 홍수조절 효과에 문제가 있음을 간파했던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없었던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지리학자들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조언을 받아들였으며 이에 그는 지리학적 논리에 확신을 가지고 반대를 강행했던 것이다. 지리학자들의 주장에서 홍수조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석회암 지질 구조를 지니고 있던 동강 유역 영월지역은 땅 속에 그 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굴이 있고 그 동굴은 한 곳으로 통하게 되어 있으므로, 댐을 건설하면 홍수가 나면 동굴을 흐르던 물이 수압을 견디지 못해 한 곳으로 집중되어 분출하면 더 큰 재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가 반대를 하기 불과 이틀 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수도권 홍수예방을 위해 동강댐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기에 그 파문은 매우 컸다. 특히 정치적으로 반대당이었던 김진선 도지사는 항명으로 비칠 수 있고 정치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사건이었다. 어쨌든 2000년 6월5일 김대중 대통령은 동강댐 백지화를 선언하였다. 이로써 영월동강은 본연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2009년 7월28일 안면도 꽃박람회는 제2의 기적이라며 1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표현하면서 안면도 관광지 개발에 기치를 들고 나섰다.

안면도 꽃박람회장은 모래로 가득했던 사구였다. 이곳 모래를 충청남도는 한국유리에 팔았다.

그리고는 해안옹벽을 만들고 방파제를 세웠다. 인공구조물은 모래의 순환시스템을 파괴했고 꽃지해수욕장의 모래는 사라졌다. 모래는 원래 거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천만년전에 만들어진 화강암이 풍화되어 모래가 되었고, 강이나 개천을 통해서 공급된 모래가 해안에 퇴적된 것이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는 사빈이며 바람에 의해 사빈 뒤쪽에 쌓인 것이 사구이다. 해안사구는 솔밭으로 조성되어 있기도 하다. 사구의 중요성은 모래의 저장창고이며, 태풍과 해일에 대한 에너지 완충 지대이며, 해안사구 아래에는 빗물을 저장하는 지하수 보호구역이다. 사구의 파괴로 모래를 공급받지 못한 꽃지해수욕장의 모래는 사라지고, 해수욕장 뒤 동답마을은 사구 아래로 빗물이 공급되지 못한 관계로 바닷물이 밀고 들어와 논농사를 망치고 우물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해수욕장 관광객도 떠났다.

이렇듯 자연은 통합적인 순환시스템으로 움직인다. 항상 흐르는 물과 물의 흐름에 몸을 맡긴 모래가 만든 해수욕장을 콘크리트 옹벽과 방파제로 막았으니 자연은 몸살이 난 것이다. 모래의 공급을 받지 못한 해수욕장은 이제 해수욕장이 아니다. 물론 이 당시에도 지리학자들이 충남도지사에게 사구 파괴에 대한 경고를 보냈으나 이완구 지사는 무시했다.

그 후 2013년 해양수산부의 제2차 연안정비계획에 꽃지해수욕장의 침식방지사업을 반영했으며, 2018년까지 3km에 이르는 사구복원을 위해 2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었다. 이에 따라 사구를 파괴했던 해안도로를 철거하고 대체도로를 건설하기로 한 사업이 2016년도에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충남도가 2015년 3월30일 발표했다.

이완구지사의 결정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가.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것을 두 번째이고, 자연이 복구되는 동안 지역민들은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가.

자연의 흐름이 빠른 강유역이나 해변 개발의 경우 지리학자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개발의 명분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을 할 경우 그 마을은 폐허로 변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이다. 그들이 자연을 대하는 관점에 따라 10년 또는 20년 후가 달라진다. 김진선 지사와 이완구 지사의 결과를 보면 더욱 명명백백하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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