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와 대학을 다니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 3학년에 편입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13일 오전11시 기자회견을 자청, "고교를 다니지 않은 것은 맞지만 (대학 편입때) 수속을 직접 하지 않아 내용은 잘 모른다"고 직접 해명했다.

이로써 마산대(경남대 전신) 편입 당시 학적부에 기재된 '진주농림중 6년 졸업'과 건국대 국문학과 2년 수료'는 사실이 아닌것으로 공식확인된 것이다.

지관 스님은 "당시 해인사 주지스님 등 어른들이 학비를 대주고 해서 요즘으로 치면 기여입학제처럼 특별 전형을 통해 3학년부터 대학을 다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동국대 총장을 맡을 때 이 문제가 불거져 안기부, 문교부까지 나서서 한바탕 치르기도 했다"며 "다시 말썽이 된 점에 대해서는 조금 창피스럽기는 하다"고 설명했다.

출가동기에 대해 스님은 "병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병으로 10세 때 죽음을 경험했다. 집 근처 절에 한약을 먹으러 갔다가 염불을 하게 됐고 6개월만에 씻은 듯이 나았고 15세 때 출가했다"고 고백했다.

스님은 최근 종단의 불미스런 사건들에 대해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지 2년여 시간이 흘렀는데 능력이 부족해 매끄럽게 종단을 운영하지 못하고 사회에 몇 가지 물의를 일으킨 것을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동석한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12일 MBC보도를 거론하며 "마산대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다는 단정적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 해명을 요구하겠다"며 "마산대에 입학한 사실이 있고 2년간 성실하게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결코 없는 학력을 위조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마산대 졸업증명서를 기자들에게 들어보이며 "편입과정이 합법적이지 않았고 그것을 지금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12일 MBC는 "63년 경남대의 전신인 마산대를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마산대에 입학하지는 않았습니다."라는 기자의 리포터에 이어 불교계 인사 인터뷰를 통해 "학적부에 아마 편입으로 돼 있다고 하더라고요"는 멘트를 추가해, 입학이 아니라 편입학임을 보도했었다.

조계종 기획실장 승원 스님은 "평생 학문에 매진해온 원로학자. 전통교육, 현대 교육 체제의 전환시대에 태어나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마산대로 편입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어 "세속의 학력을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것이 승가의 풍조다. 종단에서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이것을 스스로 내세웠거나 기록하거나 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지관스님측이 요구하거나 부탁하지도 않았음에도 마산대 학적부에 건국대 수료와 진주농림중학교 졸업을 누가 기재했느냐는 점이다. 동국대 학적부에는 마산대와는 달리 해인고등학교(현 진주동명고등학교)라고 기재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등을 밝히는 것이 의혹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승원스님의 주장과 달리 총무원장 스님은 허위 중고교 및 대학수료 기록을 바탕으로 마산대 3학년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이를 바탕으로 동국대에서 석사, 박사를 받으면서 교수, 대학장, 총장 등에 이른 점은 최초의 허위학력을 결국 '이용'한 셈이 되고 말았다.

지관스님의 주장대로 당시 특별전형이 문교부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방법이었다면 일부러 마산대 편입 이전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총무원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 짧게 질문시간을 준 뒤 서둘러 마무리했다.

이혜조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