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과 지오파크
지질공원과 지오파크
  • 김규순 소장
  • 승인 2015.06.20 11: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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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55.

▲ 양구의 펀치볼_풍화와 침식이 가져다 준 지구역사의 선물이다

지질공원은 유네스코 특별지원활동 중 하나로 Global Geoparks Network가 2004년 결성되었고, 우리나라도 2013년에 가입하여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질공원은 제주지질공원을 비롯하여, 강원평화지역(DMZ), 부산, 청송, 무등산, 울릉도·독도 등이다.

‘지질공원’을 원어로 보면 ‘Geopark’ 이다. ‘Geopark’가 ‘지질공원’으로 번역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 ‘지질공원’이란 무엇인가? 유네스코의 정의에 따르면, “지질공원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 현장으로써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으로 보전, 교육 및 관광을 통하여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함을 의미한다.”

유네스코 정의를 보면 지질과 함께 생태학, 고고학, 역사학, 문화, 교육. 관광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다양한 함의가 있는데 지질이란 단어로 대표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질이란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과 그 분포 그리고 구조와 지질의 역사를 밝히는 대상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할 때에는 지하자원을 발견하는 분야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지질이란 단어에 공원을 붙여서 ‘지질공원’이라고 번역한 이유가 무엇인가 궁금하다.

우리는 공원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공원이란 말은 근대에 유입된 단어이다. 예전에는 자연을 의미하는 말로 산수(山水)라고 했다. 산에는 바위와 절벽이 절경을 만들고, 숲 속에는 산짐승과 날짐승이 있고 물이 모여 물길을 만들었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사람이 살만한 곳을 찾는데 네 가지의 요인을 살펴보라고 했다.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그리고 산수(山水)가 그것이다. 교통의 편리함과 생산지가 가까이 있고, 사람다운 사람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연이 멀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풍수의 화두가 자연인 것처럼, 자연은 우리가 사색하고 닮아가야 할 대상이다.

조상들이 사용하던 산수(山水)가 경관 또는 국립공원으로 표현되다가 지질공원으로 낙찰(?)된 것이다. 낯설고 생소한 단어이다. 중국도 지질공원으로 번역하고 있다. 일본은 Geopark를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 어느 특정 나라의 번역 단어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지질공원이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이를 보전하고, 교육. 관광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환경부장관이 인증한 공원을 말한다.”라고 하는 우리나라 자연공원법에서 내린 정의를 보더라도 ‘지질’이 대표적인 단어가 되어야하는 당위성이 없다.

지질공원은 국립공원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국립공원에 지형과 지리 그리고 지질적 요소를 확장한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땅 속의 이야기보다도, 지상에 생긴 절벽과 폭포와 물이 어우러진 절경이 시간의 두께를 상상하게 만들어준다.

지질공원은 무생물과 생물 및 인간적 요소가 통체적으로 조합된 개념이므로 지형, 지리, 지질, 고고, 역사, 문화, 생물, 관리조직, 방문객, 지역주민 등이 모두 구성 요소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대상으로 하는 총체적 접근법(holistic approach)이 요구된다. 예로부터 정명(正名)이라고 했다. 바른 표기와 바르게 부르는 것이 소통의 기본이다. 국민들이 자연공원을 지질조사 하는 곳인 양, 광산 개발하는 곳인 양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따라서 지오파크(Geopark)는 자연유산을 포함하여 자연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원이므로 지질공원(地質公園)으로 번역한다는 것은 오역이므로 조속히 바꾸어야 한다. 산수와 경관, 국립공원과 지질공원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단어를 찾아야 한다. 축소된 개념이나 전문적인 개념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친숙하고 가슴에 와 닿으면서 확장된 개념의 단어를 찾아내야 한다. 적절한 단어가 없으면 ‘지오파크(Geopark)’라고 표기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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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 :: 양구의 펀치볼_풍화외 침식 작용이 가져다 준 지구역사의 선물이다.
3518 :: 고성 해변 능파대의 타포니_화강암이 오랜시간 풍화작용으로 예술적 모양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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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5-06-23 19:38:30
공감합니다.
'지질공원'이라는 명칭의 어감도 좀 거시기하네요.^^

지질~지질~ㅋ

무슨 전문화된 공원 같은 이름.

말과 글이 바로서야 생각.행동이 바로서고~~~

공자님도 일생동안 '정명학'을 주창 하셨다지요?.
세상이 혼란스러운 것은 말과 글의 혼란스러움도 큰 몫을 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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