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우스님 "방장후보 사퇴한적 없다"
초우스님 "방장후보 사퇴한적 없다"
  • 이혜조
  • 승인 2006.03.29 10:32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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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문스님 "총무원장이 불교신문에 흘렸다"...주지 노리고 사퇴설 공론화 의혹


초우스님 "언론 조작보도 관련자 엄중문책하라"

영축총림 방장후보 초우스님이 쓴 '초발심 가행정진' 글 한편이 종단에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초우스님은 무슨 뜻으로 이 글을 썼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교계언론에 흘러들어갔는 지 종도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초우스님은 사퇴의사가 없었는데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려 사태를 악화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9일 교계 언론들은 일제히 "영축총림 방장후보 초우스님이 후보 사퇴 의사가 담긴 편지를 현문스님을 통해 총무원장 지관스님에게 전함으로써 3월 임시중앙종회 안건에서 자동 폐기되는 등 통도사 방장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28일 운성스님이 교계언론에 보낸 초우스님 명의의 성명서에서 초우스님은 "본 납은 영축총림 방장후보를 사퇴한 사실이 없다. 총무원장에게 전하라고 현문스님에게 준 글은 당시의 심경과 소회를 적은 것이지, 그 글에는 사퇴서라는 제목도 사퇴내용도 없다"고 폭로했다. 초우스님은 "후보를 사퇴할 의향이 있었으면 방장 후보로 추천한 총림대중에게 사퇴와 관련된 배경과 사실을 먼저 알렸을 것이고, 총림주요현안을 논의한 후 거취를 결정하였을 것"이라면서 "후보사퇴에 관한 보도는 누군가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되었고 조작되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초우스님은 "총무원과 영축총림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사퇴 발표에 대한 일체의 의혹과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바라며 본 납도 금번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으므로 영축총림 산중회의에서 총림방장후보의 거취를 정할 것"을 천명했다.

불교신문 첫 보도이후 교계언론 일제히 보도

문제의 발단은 지난 9일 오전11시8분께 송고한 불교신문의 기사이다. 불교신문은 "원로의원 초우스님이 방장직을 수락하지 않을 뜻을 지난 7일 밝혔다"고 보도하고 초우스님의 편지 전문을 실었다. 이날 낮 12시15분 불교포커스가 같은 내용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올렸고, 이어 오후2시32분에 현대불교신문이, 오후5시39분에 법보신문이 각각 게재했다. 불교신문의 최초 보도로 초우스님의 편지가 공개됐으며 교계언론들이 잇따라 이 편지를 공개한 것이다. 교계 언론사의 한 기자는 "총무원에서 불교신문으로 초우스님 글 사본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불교신문 기자는 "출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불교닷컴이 당시 통도사와 총무원 등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초우스님의 글은 총무원장 지관스님에게 보내는 일종의 '밀지'였다. 통도사의 한 중진스님은 "9일 오전에 초우스님을 만나고 왔는데 어떻게 총무원장에게 보낸 밀지가 언론에 흘러들어갔는지 의아해하면서 배신감을 느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데 현문 스님(통도사 주지직무대행)이 이를 언론에 흘려 초우스님이 물러나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문스님이 초우스님의 밀지를 자신의 입지 구축에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영축총림은 월하스님 입적후 방장을 추대하지 못한 '사고사찰'이다. 총림법에 따르면 1년 이상 방장 부재시 총림을 해제할 수 있다. 총림을 해제할 경우 주지는 방장이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현문스님이 선거판을 통해 주지가 되려고 초우스님의 밀지를 언론에 흘려 방장에서 물러나는 것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라는 게 이 스님의 설명이다.

현문스님 "총무원장이 불교신문 사장 불러 보도지시"

통도사 주지직무대행 현문스님은 28일 불교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그 날(9일) 총무원장스님에게 전달한 것은 밀봉된 편지였으나 이를 총무원장스님께서 집무실에서 뜯어보고 향적스님(불교신문 사장)을 불러 '초우스님이 대단한 결심을 한 것 같다. 어차피 3월 종회에서 힘들 것 같고, 수좌회에서도 반대하니 기사화 하자'라고 지시해서 언론에 보도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현문스님은 총무원장 지관스님이 보도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들춰냈다. 실제 총무원장이 보도를 지시했다하더라도 이를 감싸주거나 감춰야 할 현문스님이 직접 총무원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밀지가 보도됨으로 인해 가장 이익을 볼 스님은 현문스님 자신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스님은 "현문스님이 초우스님의 방장인준을 못하도록 막는데는 통도사 내부의 역학관계와 현 총무원 집행부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통도사의 역학구도는 현문스님과 정우스님간 대립관계서 출발한다. 현문스님이 예전에 자신이 주지로 있는 자장암을 초우스님에게 물려주기로 했으나 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사이가 껄끄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초우스님이 방장이 될 경우 극락암쪽에 주지직을 허락할 수도 있어 현문스님이 불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스님은 "총림해제보다는 현 상태서 현문스님이 4년동안 주지를 맡기 위한 작업을 벌이는게 아니가 싶다" 면서 "현문스님이 총무원장 지관스님에게 방장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4년동안 주지를 하겠다는 요청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방장이 없는 상태에서 4년임기의 주지직을 맡겠다는 설에 대해 현문스님은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스님은 "내 입장에서 대사형인 초우스님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문 장윤스님 언론보도후 태국행은 잠적 의도?

초우스님이 28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본 납이 후보사퇴 정정보도를 위해 통도사 주지직대(현문스님)를 찾았으나 주지직무대행은 방장 후보 사퇴 사실이 언론에 발표된 직후부터 기 행선지와 행적을 알 수 없었고, 통도사 종무소마저 그 막중한 소임을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현문스님은 통도사 종무소까지 입단속을 하고서는 해외로 잠적해 버렸다는 주장이다.

불교닷컴이 지난 9일부터 현문스님의 소재를 수소문하던 과정에서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현문스님과 장윤스님은 교계신문이 '초우스님 방장후보 사퇴'기사를 쓴 다음날인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태국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태의 진위를 파악하려는 초우스님측과 언론의 취재를 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결국 밀지 언론플레이 자체가 떳떳하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초우스님, 3월 종회서 불리하자 방장인준 연기의도

그렇다면 문제가 됐던 글을 초우스님은 어떤 의도로 썼을까. 지난 9일 초우스님을 직접 만났다는 한 스님은 "초우스님이 선원수좌회 등에서 자신의 방장 추대를 여전히 문제삼는 분위기인데다 3월 중앙종회에서 쉽게 인준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이 문제를 이번 종회에서 논의하지 말고 조용해지면 처리하려는 뜻으로 밀지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날의 증언과 28일 성명서를 볼 때 초우스님은 방장후보자리를 내놓을 의사가 없었던 것이 확실하다.

초우스님측의 의도가 3월 종회에서 방장건을 문제삼지 않는 것이었다면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봐야한다. 언론에 보도됐던 당시에 이를 문제삼지 않다가 종회가 끝나고 사태가 잠잠해질 시점인 28일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종회를 무사히 넘기고 자신은 방장후보에 사퇴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안거 등으로 인해 자격이 문제시되고 수좌회 등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상태에서 초우스님의 이런 행위를 사부대중들이 눈감아 줄지 미지수다. 한장의 편지를 놓고 초우스님 현문스님 총무원집행부 등이 각각의 이익만을 쫓아 활용한 이번 사태에 대해 대중들은 '이전투구'의 또 다른 장면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다음은 초우스님이 총무원장에게 보낸 밀지와 성명서 전문이다.

귀의삼보(歸依三寶)

산승(山僧)의 부덕(不德)함으로 인(因)하여 우리 조계종단(曹溪宗團)의 종정예하(宗正猊下), 총무원장(總務院長) 스님, 원로대덕법우(元老大德法友), 종도(宗徒) 여러분들에게 본인의 문제로 심려(心慮) 끼친 점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초발심(初發心)의 수행납자(修行衲子)로 돌아가 출가사문(出家沙門)의 본분사(本分事)를 참구(參究)하는데 가행정진(加行精進)할 것을 불전(佛前)에 다짐합니다.

불기2550년 3월 7일

야부초우(冶夫草宇)

성 명 서

지난 3월 9일 교계언론에서 영축총림 방장후보자가 "방장후보 사퇴서를 총무원에 제출하였다"고 보도하였고, 통도사 주지직무대행은 "대중 공의를 모아 다시 방장을 추대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나 본 납은 영축총림 방장후보를 사퇴한 사실이 없다. 3월 7일 통도사 주지직무대행 현문스님에게 총무원장 스님께 전하라고 한 글은, 그들이 요구한 것이나 교계신문에 회자된 바와 같이 당시의 심경과 소회를 적은 것이지, 방장후보 사퇴의사 표명이 아니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그 글에는 사퇴서라는 제목도 사퇴내용도 없다. 중앙종무기관과 언론사에서 누군가가 그 글의 내용을 왜곡 또는 임의적으로 확대해석하여, 후보사퇴로 발표했을 것이다. 절차적으로 후보사퇴를 발표한 중앙종무기관 관계자가, 본 납 또는 통도사 주지직무대행스님에게 사퇴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했어야 하나, 통도사 주지직대를 포함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해온 관계자는 오늘까지 아무도 없었다. 또한 통도사 주지직무대행이나 통도사 종무소 7직도, 방장후보사퇴와 같은 중요사실이 언론에 왜곡 보도되었으면, 사실 확인을 통해 중앙종무기관과 언론사에 바로 정정보도 요청을 했어야 할 것이다.

3월 10일 본 납이, 후보사퇴 정정보도를 위해 통도사 주지직대를 찾았으나, 주지직무대행은 방장후보사퇴 사실이 언론에 발표된 직후부터 그 행선지와 행적을 알 수 없었고, 통도사 종무소마저 그 막중한 소임을 방기하였던 것이다. 본 납은 방장후보 이전에 초임 원로이자 부장장(수좌)이다. 후보를 사퇴할 의향이 있었으면, 방장후보로 추천한 총림대중에게 사퇴와 관련된 배경과 사실을 먼저 알렸을 것이고, 방장후보로서 총림중요현안을 논의한 후, 거취를 정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영축총림방장 후보사퇴에 관한 보도는, 누군가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되었고, 조작되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영축총림 방장후보사퇴 조작은, 제방총림 방장과 원로스님들에게 작금의 종단현실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2004년 4월 총림설치법이 총림법으로 개정·공포되면서 방장자격기준이 안거로 정해졌고, 현재 중앙종회 종헌·종법 개정특위에서는 종헌이 규정한 방장의 총림주지 임명권을 산중총회에서 선출토록 개정기초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총무원과 영축총림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사퇴 발표에 대한 일체의 의혹과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종법과 총림의 호계절차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길 바라며, 본 납도 금번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으므로, 영축총림 산중회의에서 총림방장후보의 거취를 정할 것을 천명한다.

불기 2550(2006)년 3월 28일

영축총림 통도사 草 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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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기전에 2006-03-30 09:12:13
이 기사를 욕하는 분들 보세요. 싸잡아서 비난하기 전에 어떤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를 나열함이 어떨까요. 아울러 이 기사에서 지적한 사실부분들에 대한 반성도 함께 하심이 어떨까요.

적멸 2006-03-30 06:54:18
통도사 방장문제는 종단은 물론 경남 부산권 불교를 시끄럽게하는 중대 사건이며 지끔까지 불교계 언론과 무관하게 그렇게 진행 되었다.

그러던중 이번 기자회견은 저간의 가려진 상황들을 쏟아내는 계기가 됐다.

이를 세세하게 밝히지 않고 묻어 두면 불교가 발전 될까?

잡글이라 평하기 이전 무엇이 문제인지 부터 성찰 해야 할 것이다.

찌라시냐 2006-03-29 22:32:12
이게 기사냐? 불교를 골병들이는 3류 찌라시냐?.
미래승가회 기관지 내부 정보보고서 수준의 잡글로 뭔짓이여,
지 잇속에 언론 함부로 휘두르는 인간들 천벌 받는다.

?? 2006-03-29 22:07:39
엉뚱한 얘기만 하는군요...
성명서를 통해 나온 얘기나 밝혀진 사실은
그 어떤 기사도 상관없습니다..
제 말은 사실이 아닌 추측성,억지스런 짜맞추기식
기사는 안된다는 겁니다.
그것도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실으며 실명을 거론하는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지요.
사실을...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기사로 다루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직필 2006-03-29 21:24:04
현대 불교는 조작이라는 단어도 사용 했습니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후보를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던 초우 스님이 ‘방장 후보를 사퇴한 일이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방장후보사퇴와 관련 누군가의 조작이 있었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

"초우 스님은 성명서를 통해 “본 납은 방장 후보 이전에 총림원로이자 부방장이다. 후보를 사퇴할 의향이 있었으면 방장 후보로 추천한 총림대중에게 사퇴사실을 먼저 알렸을 것이고 방장후보로써 총림 중요현안을 논의 한 후 거취를 정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영축총림방장 후보 사퇴 보도는 누군가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되었고 조작되었음을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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