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논문서 안계현‧이기백‧김철준‧김영태 논문 표절”
동국대 총장후보 보광 스님의 표절 의혹이 박사학위논문으로 번졌다. 이미 논문 30편이 표절시비에 휘말린 가운데 2편은 표절이 확정됐고 나머지는 조사 후 발표만 남긴 새 벌어진 일이다.
동국대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운영, 이하 비대위)는 4일 동국대 총동창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광 스님의 박사논문 표절 의혹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30일 보광 스님에게 “3일까지 총장후보를 사퇴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관련기사: 총장 하려던 보광 스님, 교수직까지 시비)
“남의 논문 표 17개, 정렬만 바꿔”
비대위는 “스님의 1989년 일본 불교대학 박사학위논문은 안계현, 이기백, 김철준, 김영태 등의 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있다”고 했다.
안계현 교수(1927~1981)는 한국불교사학의 거목이다. 이기백 교수(1924~2004)는 이병도의 직계제자이다. 김철준 교수(1923~1989)는 한국 역사학의 선도자로 불린다. 김영태 교수(1932~)는 한국불교사의 거두이다. 이들은 한국사학을 태동시킨 주역들로 고대불교사뿐 아니라 원효‧정토 분야의 틀을 잡은 학자들이다.
비대위는 “보광 스님의 박사논문은 주로 안계현의 박사논문 ‘신라시대 정토왕생사상사연구’(1974년)와 <불교학보> 1편에 게재한 ‘경흥의 미타정토왕생사상’(1962년)을 표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계현의 논문과의 비교에서만 17건의 사례가 발견됐다. 주로 도표를 도용한 표절이 대량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비대위가 증거로 공개한 자료를 보면 보광 스님의 논문의 표는 안계현이 논문에 게재한 표에서 가로‧세로만 바뀌어 있다.
비대위는 “김영태의 <한국불교사개설>(1986년), 김철준 등의 <한국문화사>(1986년), 이기백의 <신라사상사연구>(1986년)에서도 인용부호 미표시로서의 표절과 재인용 표절도 있었다”고 했다.
“오늘날 학술지 논문이면 논문철회감”
검증보고서는 “보광 스님 박사논문의 주요 연구테마는 신라시대 정토교 관련 문헌들에 대한 조사이다. 정토교 관련 문헌이 어떤 서적을 인용했는지, 그 문헌간 관계는 어떠하고 인용횟수는 얼마인지, 인용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밀하고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고 했다.
이어 “스님은 이런 박사논문에서 연구윤리를 비웃듯이 표절을 했다.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보고서는 “외국어로 논문이 쓰였기에 일어난 일일 것이다. 일본 쪽에서 논문을 검증할 여력이 안됐으니 그것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1989년 일본 불교대학 박사논문의 잣대는 모르겠지만 오늘날 학술지 논문이라면 논문철회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시한 넘겼으니 가처분 등 성명대로 진행”
비대위 이운영 위원장은 “모교 동국대를 위해서 보광 스님에게 총장후보 사퇴를 부탁했지만 스님이 거절했다. 보광 스님의 박사논문 표절 의혹까지 공개하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밝힌 대로 스님이 총장후보 사퇴를 안했으니 ▷법원에 교수직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학교법인에 교수직 해임 요청 ▷국가인권위원회에 한태식 비상임위원직 해임 진정 ▷중앙 일간지 광고 게재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보광 스님은 <불교닷컴>의 연락을 피하다 지난달 28일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조사에 대한 입장’을 <불교닷컴>에 보내왔다. 스님은 “어떠한 탄압과 음해에도 굴하지 않고 총장후보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스님은 박사논문 표절의혹에 대해서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동국대 이사회는 11일 오전 10시 보광 스님에 관한 징계요구안과 총장선임안 등을 안건으로 이사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5일께 30편 논문 검증 결과가 발표된다.
*비대위의 표절 의혹 주장에 대한 보광 스님 측 반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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