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의 풍수
압구정동의 풍수
  • 김규순
  • 승인 2014.12.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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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36.

대한민국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이자 그 역사를 자랑하는 압구정동 아파트촌.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을 성공으로 이끈 책사로서, 예종과 성종을 왕으로 등극시키고 왕의 장인으로 세도를 누린 한명회가 노년에 동호 옆 별서에서 노닐며 압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막후 정치를 일삼던 곳. 나는 새도 떨어뜨릴 권좌에 있던 그가 압구정에 살면서 성종과 척을 지게 되었으니, 순한듯하지만 오만의 성정을 지닌 압구정동의 땅과 무관하지 않다.

땅은 산의 기운이 만든다. 압구정동은 강남의 매봉에서 시작하여 역삼동 충현교회 부근을 지나 학동초등학교 부근에서 솟구쳐 봉우리를 만들고 북으로 진행하여 한강을 밀어내며 압구정동을 만들었다. 땅의 형세에서 보듯이 압구정동은 좌청룡우백호보다 더 멀리 나가고 있다. 자신감이 넘치는 땅이다.

압구정동에는 한명회가 노년을 보내려는 별서가 있던 곳이고, 풍악을 울리던 정자가 있던 곳이다. 요즘말로는 별장이거나 펜션의 개념이다.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니라 심신을 휴식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 서 있다. 노는 곳이 아니라 생활하는 곳으로 변했다. 놀거나 쉬는 것은 기운을 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기운이 약한데 오래 놀면 짜증날 수도 있다. 조선시대의 지배계층은 스트레스를 푸는 데 거리낌이 없었지만, 지금은 아무나 쉽게 받아주지 않는다.

▲ 압구정의 뿌리 매봉산

압구정동에서는 기가 약한 사람이 살면 오히려 해가 된다. 자신감이 지나쳐서, 오만과 독선을 머금어 안하무인격이 나타나는 땅이다. 오만과 독선을 다스릴 내공이 없는 사람이 압구정동에 살면 그 스트레스를 이웃사람에게 죄다 쏟게 되는 오류를 범한다. 그 때문에 압구정동 경비원분신아파트가 나타난 배경이다. 전국의 아파트단지에서 경비원이 분신한 경우가 있는가. 정말 특별한 경우이다. 을이 갑에게 대드는 경우는 밥줄 내놓고 대든다. 목숨 버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야기이다. 갑의 오만과 독선이 사람을 죽일 만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경비원 전원을 해고하겠다는 소식도 전해 온다. 추운 겨울에 무서운 이야기이다. 그들의 오만과 독선은 어디까지인가. 가진 자가 베풀지 않으면 세상은 전쟁터가 된다.

물이 고요히 땅을 적시면 만물이 생성되지만, 노도와 같은 홍수가 나면 세상에는 폐허만 남는다.

논어에서 子曰 里仁이 爲美하니 擇不處仁하면 焉得知라고 하였다. 어버이같이 형제같이 자식같이 더불어 사는 마을이 아름답다고 했다. 그런 곳에 살아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공자는 말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은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땅의 기운에 눌리지 말고, 땅의 기운을 순화시키면서 살아가야 한다. 땅의 성정은 사람에 의해 나타난다. 배려심을 가지고 산다면, 오만과 독선이 아니라 자신감으로 나타날 것이다. 길흉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몸의 두면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www.location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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