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약수上善若水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이 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물은 그릇을 먼저 채우고 난 다음에 넘치는 법이다. 저수지를 채운 물이 넘쳐흘러야 논밭을 적셔서 만물이 성장하는데 일조를 한다.
복福도 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큰 복은 큰 그릇을 넘쳐야 하고, 작은 복은 작은 그릇을 넘쳐야 한다. 복도 그릇을 채워야 넘치게 되는데, 흘러넘치는 복이 사람에게 복의 작용을 한다. 그 복은 전부 어디서 오는가. 먼저 복을 짓는 조상이 있어서 복으로 그릇을 채워놓아야 한다. 조상들이 복을 채워서 넘치게 해주면 후손이 복을 받는 것이다. 내가 받는 복은 조상의 음덕이지 내가 잘나서 받는 것은 아니다.
좋은 부모 만나고 부자富者 부모 만나는 것은 바로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열매를 내가 따 먹는 경우이다. 그런 이치로 내 자식이나 후손이 복을 받게 하려면, 내가 복을 지어야 한다. 복을 담는 그릇에 복을 채워놓아야 한다. 그것이 나의 책임이자 권리이며 몫이다. 복을 짓지 않고 복을 받기만 하면 후손이 잘 될 리 만무하다.
자식의 복을 가로채지마라
지금 젊은이들 취업이 사회의 문제이다. 근데 정년을 늘리자는 말들이 나온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위해 정년까지 일한 사람은 과감하게 나와야 한다. 자리가 비어야 청년들이 취직할 것이 아닌가. 정년에 이른 사람은 그나마 복 된 사람이다. 정년을 마친 사람들은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니 이제 청년들에게 자리를 넘겨주어야 한다. 청년들의 복을 가로채는 사람은 흉을 짓는 사람이다.
작년에 국가적인 행사에 간 적이 있다. 나이가 많아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국가부처장이 참석하여 행사장을 걸어 다니는데 옆에서 다른 사람이 부축해줘도 어거적어거적 걸어 다닐 정도였고, 계단은 혼자서 올라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국가적 일을 처리하는지 못마땅했던 적이 있다. 이런 사람이 자식의 복을 자기가 가로채는 것이다. 차라리 장관직을 사양하고 자식을 취직시켜야 할 나이이다. 몇 년 전 외무부장관이 자기의 딸을 외무부에 특채했다가 잘린 적이 있다.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장관직을 사양하고 딸을 특채시키는 것이 순리이다. 자식의 복을 가로채다가 소화불량에 걸린 사례라고 하겠다.
풍수에서도 이런 원칙이 적용된다. 좋은 집과 길한 공간을 자식에게 양보하고 물려주는 것이다. 선조들의 고택 구조를 보면, 가옥 택지의 서쪽에 지은 건물이 있는데 집안의 노인을 위한 공간이다. 정상적이라면 늙은 할머니가 안방을 차지하지 않는다. 총명한 자식을 낳고 길러야 집안이 쇠하지 않고 건재하게 되므로, 안주인이 거처하는 공간은 기운이 충만한 안방이다. 예로부터 늙은이는 뒷방신세라는 말이 이래서 생겨난 것이다. 밀려난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뒷방으로 가는 것이다. 집안의 기둥인 벎은 사람에게 기운이 성성한 공간을 양보하는 것이었다. 늙은이가 길한 기운을 독차지하면 자식의 복을 내가 가로채는 것이다. 생명은 전달하는 것이듯이 복도 물려주고 건네주어야 한다.
|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