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역사
우리나라에는 산악숭배사상이 있다. 산이 우리의 생활 깊숙이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다. 건국설화에서 산은 한 나라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다. 단군신화에 따르면, 환웅이 3천의 무리를 거느리고 아버지 환인이 점지해 준 태백산에 내려와 신단수 아래에 신시를 열어서 세상을 다스렸다. 단군의 역사가 태백산에서 시작되었으며, 신라는 남산, 고구려는 산자성산성, 고려의 송악산, 조선의 삼각산과 북악산이 제왕의 산으로 등극한다.
우리 민족은 산자락에 기대어 살아 왔다. 나라가 온통 산이어서, 산은 생활의 터전이자 생활의 기반이었다. 산에서 샘솟는 물을 마시고, 산이 만든 논밭에서 재배한 곡식을 먹고 살았다.
산은 크고 높이 솟아서 하늘에 닿은 듯 보이기도 하여 산에서 하늘에 드리는 제사를 지내곤 했다. 산에 많은 생물이 생명을 의탁하듯이 영험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유가는 유림儒林을 산림山林이라고 했고, 원림을 만들어 심신의 위안처를 찾았으며, 인자요산仁者樂山이라하여 ‘인자는 곧 산’이라는 최고의 의미를 부여했다.
불교에서도 심산 고찰을 만들어 수도장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입산출가入山出家, 하산下山, 산사山寺, 산문山門, 산승山僧, 산납山衲이라고 하여 산이 바로 절이라는 등식을 만들었던 것도 영지에 대한 연장선상이다.
산 이름과 절의 내공
가야산해인사, 영축산통도사, 토함산불국사, 조계산송광사, 오대산월정사, 사자산법흥사, 팔공산동화사, 속리산법주사 등등 사찰이름에는 산 이름이 앞서 있다. 산에 바위가 있고 바위에 석불을 새겨 성스런 장소이므로 산 이름도 없는 절은 등급외의 사찰이다.
불가에서도 영산靈山, 수미산須彌山, 영축산靈鷲山, 오대산五臺山 등은 매우 영험한 영지靈地로 손꼽힌다. 풍수적으로도 산은 고유의 성정을 지닌다. 기도도량도 어떤 산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내공을 지닌다. 산문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듯이-. 산이 기품 있으면 기품있는 선승이 거처하고, 산이 괴팍하면 괴팍한 선승이 기거하며, 산이 고대방정하면 어진 선승이 머무르는 법이다.
장사하는 땅에 지은 절
불심이 지극하다보니 부처님을 모시고 수행하고자 하는 재가수행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아무데나 절을 짓지 말았으면 좋겠다. 땅이 있다고 무조건 절을 지으면 망한다.
부산의 어느 절 주지가 불러서 간 적이 있다. 나지막한 산에 엄청나게 큰 플라스틱 재질의관음보살상을 세워 놓았다. “우리 절 어때요?” “수행하는 곳이 아니라 장사하는 절이군요.” 돌직구 같은 직언에 돌아온 대답은. “맞습니다. 잘 아시는군요.” 솔직한 주지스님의 인정에 오히려 민망했던 적이 있다. 주지스님은 장사하는 자리임을 알고 있으니 장사는 잘할 것이라 같았지만, 작은 땅에 큰 집을 지었으니 외화내빈으로 재정이 어려울 것이다.
사람에게 팔자가 있듯이 땅에도 팔자가 있다. 장사하는 땅이 있고, 공부하는 땅이 있으며, 수행 정진하는 땅이 있는 법이다. 수행정진하는 땅에 절을 짓지 않으면 절은 오래가지 않는다.
절을 지으면 수행이 저절로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도하는 땅이나 수행하는 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절은 사찰터에 짓지 않으면 망한다. 안타깝게도 매물로 나오는 절이 늘어가고 있다. 전국에 폐사지와 폐탑지가 많은 것이 그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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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것은 전문가에게 자꾸자꾸 물어가면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