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상동 길상선원 주지 원명 스님(사진) 지난달 29일 오후 동국대 대외협력본부로 전화를 걸어 기부 의사를 밝힌데 이어 30일 연락을 받고 찾아간 대외협력본부 관계자에게 수표 1억 원을 건넸다.
원명 스님은 “평소 불교계 인재양성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마침 동국대에서 보내온 우편물에서 학교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환희심을 느껴 기부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지난 2004년에도 동국대에 1천여만 원을 기부한 스님은 동국대의 발전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원명 스님이 평생을 근검절약하면서 신도들이 준 약값, 용돈 등을 쓰지 않고 모아 1억 원을 마련했다. 무주상보시 실천을 부처님 제자의 의무라고 강조한 스님은 “중생들로 하여금 복을 짓게 하는 권선이 된다면 그보다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담이 알려지는 것을 허락했다.
원명 스님은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비구니 선승으로 꼽히는 장일 스님을 은사로 20대 초반의 나이에 출가했다. 스님은 동국대학교 이사장 정련스님의 은사인 석암 스님에게 비구니로서는 처음으로 수계를 받은 인연이 있다.
원명 스님은 “석암 큰스님의 제자로 부산 내원정사를 큰 도량으로 일군 정련 스님의 원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학108주년을 맞아 기념관 건립 불사를 추진하고 있는 정련 스님과 김희옥 총장을 응원한다”며 “동국대가 불교계를 대표하는 대학으로 서울대, 연·고대와 겨룰 만큼 발전하여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1979년도에 창건한 길상선원은 초하루 법회 때 15명 내외의 신도가 참석하는 주택가 작은 사찰이다. 스님은 상좌 스님과 함께 넉넉하지 않은 절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공양주 보살도 없고 사찰 곳곳에 빗물이 새고 있지만 고무 양동이로 빗물을 받는 등 근검절약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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