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풍수의 요체
불교 풍수의 요체
  • 김규순
  • 승인 2014.05.02 17: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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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7

불교풍수는 수행처를 찾는 밀교 택지법에서 시작되었다고 불 수 있는데, 1300년전에 저술된 <대일경大日經>이라는 경전에 적혀 전합니다. 불교는 과거보다 현생에서의 수행을 중요하게 다루므로, 불교풍수는 수행처인 사찰을 면밀하게 살펴서 연구해야 알 수 있습니다.

밀교택지법은 세가지의 단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수행처를 눈으로 살펴서 찾는 관지상법觀地相法인데, 일반적으로 땅위의 현상을 따져서 수행할 자리를 찾는 방법으로 가장 중요하한 단계입니다.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은신처나 바위사이의 공간으로, 해충이나 소음으로 말미암아 정신 집중에 방해 받지 않는 곳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찾을 수 없는 경우, 흙을 파내서 돌과 나무뿌리를 골라낸 후의 흙의 양과 냄새와 맛 그리고 색깔로 판단하는 관지질법觀地質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쁜 땅이라고 하더라도, 부처님의 원력으로 잠시 땅의 기운을 청정하게 유지시키는 치지법治地法이 있습니다. 땅을 파서 뒤집은 후 향수를 뿌리고 공양물-오곡五穀, 오보五寶, 오향五香, 오영약五靈藥-을 묻으면 길지로 변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렇게 구한 수행처는 수행성취의 정도에 따라 상중하 9등급으로 나누었습니다. 관지상법으로 얻을 수 있는 땅이면 상품이고, 관지질법으로 구할 수 있는 땅이면 중품이며, 치지법으로 정해야 하는 땅이면 하품입니다.

사찰이 소위 시중의 명당에 있었다면 오래 견디지 못했습니다. 너른 평야를 끼고 교통요지에 있었거나, 대도시 안에 있었다면, 이런 땅의 성정은 수행과는 거리가 멀고 재물과 권력과 연관이 많아서, 그들의 부침과 운명을 같이 했습니다. 이를 근묵자묵, 견물생심이라는 말처럼 세속화되거나 타락하기 십상이었습니다.

우리가 고찰을 방문하면 모두 명당에 자리 잡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절이란 살기 좋은 곳이 아니라 수행하기 좋은 곳입니다. 첩첩 산중의 절은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집니다. 또 경작할 땅도 많지 않거나 거의 없습니다. 먹거리의 대부분을 마을에서 공급해주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고찰들은 일정부분 마을공동체가 하기 힘든 부분을 도맡아서 대행해주고 공양물을 찬조 받거나, 마을의 파수꾼 노릇을 하면서 상부상조해야 했습니다. 높은 곳이나 변방에 절을 지어,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님들이 마을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스님 중에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장인이 많아서 질 좋은 노동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불교풍수는 마을공동체가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조력자로써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였습니다.

법정스님의 시 <여보게 부처를 찾는가>에서도 “천당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 천당은 살아있는 지금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 내 마음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
내가 살면 즐겁고 행복하면 여기가 천당이고 / 살면서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하면 거기가 지옥이라네” 라고 했습니다.

대중에게 지금여기가 천국이어야 한다면 삶 자체가 수행이어야 합니다. 돈과 권력이 아니라 수행성취여부가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사찰을 함부로 짓지 않듯이, 사는 집도 아무 데나가 아니라 심사숙고하여 골라야 합니다. 살기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수행하기 좋은 자리이면 금상첨화입니다. 대부분의 대중은 조선시대 사대부의 사랑방처럼 수행의 공간을 가지지 못합니다. 그럴지라도 멀지 않은 곳 호젓한 암자 하나 마음에 새겨 두고 주지와 교류하며 자주 방문하여 수행정진 하십시오. 여기가 천당일 겁니다.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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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2014-05-03 22: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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