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국사의 사부대중을 위한 사랑, 풍수
도선국사의 사부대중을 위한 사랑, 풍수
  • 김규순 서울동인풍수아카데미 원장
  • 승인 2014.04.26 12: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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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순의 풍수이야기] 6

우리나라 풍수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역사적인 기록으로는 도선국사(827-898)가 최초의 인물이다. 도선국사는 풍수사이기 전에 구산선문 중 하나인 혜철의 동리산문 제2대 조사로 선승이셨다. 그가 큰스님으로 풍수를 활용하였기에 당연히 불교풍수가 우리나라 풍수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 옥룡사지 전경(사진=문화재청)

풍수가 야채라면 서양인은 샐러드를 만들어 먹겠지만 한국인은 김치로 담가먹는다.
이렇듯 풍수는 하나의 재료이며 기술(art)이다. 불가의 입장에서 활용하면 불교풍수, 유가정신에 입각하여 응용하면 유교풍수, 도가적으로 적용하면 도가풍수인 셈이다. 왕가풍수, 사대부풍수, 민간풍수라고 하여 등급을 달리할 수도 있다. 또는 시대에 따라서도 관점이 달라지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특색이 나타나기도 한다.

도선국사의 풍수가 무엇을 지향했는지 백계산 옥룡사비문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과 이인異人으로 대표되는 신선관에 바탕을 둔 산천순역의 형세풍수, 호국사상, 음양오행술에 도참사상, 밀교의 지리관에서 파생된 비보사상으로 나타난다. 도선의 비보사상은 국토를 길지와 흉지로 나누어서 흉지에 사탑을 건립함으로서 전국토를 길지로 만들어 국태민안을 이루려는 것이다. 도선의 풍수는 개인이나 가문을 위한 이기적이고 폐쇄적인 풍수가 아니라 대국적大局的이고 대승적大乘的이며 통합적인 지령사상地靈思想으로 호국불교의 성격을 띠었다. 그는 풍수를 스스로 깨우치거나 선험적으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 아닌 이인異人, 즉 도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산천순역의 형세풍수를 가르쳐주었다고 한다. 도선국사 이전에 풍수에 도통한 사람이 있었다는 말이다.

▲ 도선국사석관과 석관(추정) (사진=문화재청)

도선국사의 비보풍수는 사부대중을 위한 사랑

도선국사는 밀교적 성향이 강한 구산선문의 선승이었으므로, 밀교적인 지리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그의 풍수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비보풍수인데 이는 밀교택지법의 특징이기도 하다. 도선국사가 창건한 백운산내원사사적(白雲山內院寺事蹟)에 이르기를 “사람의 질병을 쑥뜸으로 고치는 것처럼, 산천에 결함이 있는 땅은 절을 지어 보호하고, 기세가 지나친 땅은 불상으로 막고, 기운이 달아나는 땅은 탑을 세워 멈추게 하고, 기운이 거슬리는 땅은 당간을 세워 기를 걸면 천하가 태평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땅 전체를 사람의 몸으로 보고 사람을 살리듯 부처님의 원력으로 땅의 기운을 보하는 풍수적인 판단을 했던 것이다. 그는 일개인의 영화를 위해서 풍수를 적용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자리로 사부대중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 풍수를 활용했던 것이다.

그의 비보사탑설은 신라말기의 정치적 경제적 혼란 상황에서 민중들의 염원을 반영하는 신앙적인 의식에 기인하여 쉽게 자리 잡았다. 불타의 생신生身으로 여겨지는 법신法身을 대리하는 것이 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인데, 불타의 위대성과 강력한 힘에 의존한 사리탑신앙에서 비보사탑설이 파생된 것이다. 조탑신앙造塔信仰은 사리를 얻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지라, 사리탑이 아니더라도 99탑을 조성하면 멸죄연수滅罪延壽한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비보의 유형에 따라, 국경비보형은 국경이나 바다 등 길목에 사탑을 세워 외침을 감시하게하였고, 도성비보형은 도읍지나 지방거점도시에서는 높은 사탑에 올라 민심을 보살폈으며, 재난방비형은 홍수에 대비하고자 위험한 곳에 사탑을 건립하여 천재지변에서 백성을 지키게 하였고, 지세비보형은 백성의 정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흉상凶相을 막아주고 수구를 가려주는 사탑을 세워 민심을 도닥거렸던 것이다.
지구상에 완벽한 땅은 없다. 도선국사는 사탑으로 땅의 결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흠결이 있는 땅에 사탑을 건립하여 승려들이 그곳에 기거하면서 밤낮으로 기도와 경계로 단점을 없애고자 노력하였으며 이에 사부대중들이 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풍수는 개개인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우리 모두를 위한 부처님 자비의 실천이었다. 오늘날 이런 정신을 구현할 수 없는가.

   
저널리스트 김규순은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이다.  풍수지리학이 대한민국 전통콘텐츠로써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찾아 노력하는 풍수학인이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취득. 풍수는 이준기, 김종철, 김대중 선생께 사사 받았다. 기업과 개인에게 풍수컨설팅을 하고 있다. 네이버매거진캐스트에서 <김규순의 풍수이야기>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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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4-04-26 16:57:42
“사람의 질병을 쑥뜸으로 고치는 것처럼,
산천에 결함이 있는 땅은 절을 지어 보호하고,
기세가 지나친 땅은 불상으로 막고, 기운이 달아나는 땅은 탑을 세워 멈추게 하고,
기운이 거슬리는 땅은 당간을 세워 기를 걸면 천하가 태평하게 될 것이다”

흠결이 있는 땅에 사탑을 건립하여 승려들이 그곳에 기거하면서
밤낮으로 기도와 경계로 단점을 없애고자 노력하였으며
이에 사부대중들이 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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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에 다 깊은사연이 있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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