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 사이에 비밀리에 전수되던 복장의식. 불상 봉안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의례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하기만 하다. 불복장을 전문으로 해온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이 의례 통일과 전통 보존·계승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 보존회’(이하 보존회) 자리에서다.
보존회장 무관 스님(조계종 법계위원ㆍ사진)은 10일 서울 자운사에서 보존회 현판식 후 기자들을 만나 “불복장은 불상에 복덕을 점안은 지혜를 불어넣는 과정이다. 복장·점안을 올바로 행해야 불상이 지혜·복덕을 모두 지닌 양족존의 신상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복장 의례는 복잡·난해할뿐더러 부처님을 직접 모신다는 특수성 때문에 설행하는 사람도 하고자 하는 사람도 적다. 나를 비롯해 성오·도성·경암 스님이 의례를 통일해 잘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보존회를 설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명을 ‘대한불교조계종’이라고 하지 않고 ‘대한불교’라고 한 것은 조계종 뿐만 아니라 여법하게 수행하는 스님들이 함께 활동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대한불교’라고 했다”고 했다.
국내 복장 의례는 조선시대 발행된 <조상경>을 중심으로 설행돼 왔다. 핵심 복장물인 후령통만 해도 종이로 만드는가 하면, 은으로 만들기도 하는 등 설행자에 따라 복장물과 의례 절차에 차이가 크다.
설행자로는 태고종 수진 스님과 몇몇 비구니스님이 있긴 하지만 무관·성오·도성·경암 스님이 주축을 이룬다. 스님들은 보존회 설립과 동시에 통일안 마련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 결과를 올해 안에 시연회와 세미나 등으로 공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무관 스님은 “시연회·세미나 등을 통해 보존회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도 하는 등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배석한 성우 스님(심향사 주지)은 “복장의식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정성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장에는 먹을 것 등 원초적인 것부터 부처님의 출가수행, 성도과정과 연결시켜 100여 종의 물목이 들어간다”고 했다.
보존회 총무 경암 스님은 “비밀리에 전하는 복장의례 시연을 비판하는 스님도 많다. 시연회를 열려는 이유는 일반인을 위함이 아니고 스님·관계 학자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한 본보기로 불교미술사 등 관련 학자들이 복장의례를 본다면 불상 등 성보가 미술품·문화재와 달리 취급돼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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