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는 자비스런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위엄이 살아있는 눈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예순 여덟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꼿꼿한 자세에서 미얀마의 희망, ‘미얀마의 봄’이 보였다.
정갈한 테이블과 의자들만 놓인 5평 가량의 거실은 그가 지향하는 정신세계를 대변해주는 듯 했다. 정치 역정 22년 가운데 15년을 가택연금과 감옥에서 보낸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만난 것은 1일 오후. 미얀마 국민의 어머니이자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그의 저택은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에 있다. 전세로 얻은 그의 저택에서 영담 스님과 대담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웅 산 수 치 여사는 고통의 나날을 버틴 것은 ‘본분사(duty)'를 위해서였다. 아버지가 건국한 나라가 나락에 빠지자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를 위한 ’의무‘ 하나만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는 얘기다. 그에게 본분사는 ’자유‘보다 소중한 핵심가치였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잘 되려면 대통령 한 개인에게만 기댈게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세계평화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자리에서 시작되고 우러나와야 한다고 했다. 지도자나 정부에 기대만 해선 안된다며 일례로 아비담마를 들었다. 심장 속에서부터 각고의 인내와 노력을 통해 가능한 평화는 아주 작은 곳으로부터의 시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비담마란 '부처님의 가르침(담마)에 대하여(아비)’라는 뜻이다. 법(法) 즉, 고타마 붓다가 설한 교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의 산물이 아비달마이다. 아비담마는 불교에서 말하는 법(dhamma)과 내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dhamma)을 체계적으로 분석ㆍ관찰하고 사유해 무상ㆍ고ㆍ무아인 법을 여실히 알아서 괴로움을 끝내고 열반의 실현을 강조한다.
그는 미얀마의 2015년 총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헌법 개정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군부가 만든 이 헌법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 산 수 치 여사의 당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는 국민의 89%가 불자인 불교국가 미얀마의 차세대 리더답게 인터뷰 내내 불교적 가치관을 오롯이 드러냈다. 평생을 익힌 불교지만 ‘잘 알지 못 한다’는 전제로 말을 엮어가는 겸양이 몸에 배어 있었다.
평창스페셜올림픽 참관을 위한 한국방문이 무척 인상 깊었다고 밝힌 아웅 산 수 치 여사는 서울 광주 평창 등 도시 이름을 일일이 열거한 뒤 모두 좋았고 시민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단법인 하얀코끼리의 미얀마 원조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질문을 이어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동국대가 진행 중인 아웅 산 장군의 탄생 100주년 사업에 흡족해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얀코끼리의 이번 미얀마 사업에도 칭송을 거듭하고 사의를 표했다.
하얀코끼리 이사장 영담 스님은 2002년 <불교신문> 사장 시절 수 치 여사를 인터뷰했다. 한국 언론으로선 처음이었다. 이어 2009년 여사가 총선에서 당선해 국회에 입성한 직후 다시 대담한 내용이 <동아일보>에 보도됐다.
이날 네 번째 대담에서 영담 스님은 2002년 <불교신문> 보도기사를 동판으로 제작해 여사에게 전달했다. 한국 특산품인 홍삼제품도 함께 보시했다.
그는 빠듯한 일정에도 대담 중 하얀코끼리 미얀마 봉사단 전체와 기념촬영을 하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기념촬영 후에는 곧바로 만찬장으로 출발하는 등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본분사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 미얀마 네피도=이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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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정권에 따라 종교를 바꾸는...너같은 놈들이 선악구별을 못해 악을 편드는 멍청이지
수행은 왜하냐 똥오줌 제대로 구별도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