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6일 오전 10시 포천 흥룡사에서 봉행된 고 장준하 선생 추모 천도재 및 의문사 진상규명 촉구 법회에 증명법사로 참석했다.
스님은 법문에서 "그 분의 죽음은 그 한 분만의 죽음이 아니다"며 "장준하 선생의 원통한 죽음은 해방 후 독재자 이승만, 박정희 에 의해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수많은 분들의 죽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태일 열사의 죽음, 긴급조치 유신 독재 시절 사법 살인 당한 인혁당 관련 여덟 분의 죽음은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인 원통한 죽음이다"며 "부당한 권력이, 암울한 독재의 세월이 이런 분들을 죽음으로 몰았다. 정의로운 세상,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열기 위해 보살행을 실천한 이 분들의 죽음은 인간다운 꿈과 정의가 죽은 것이다"라고 설했다.
명진 스님은 "그 때 못 이룬 그 꿈을 이루어 달라는 장준하 선생의 간절한 원력이 오늘 날 우리들 앞에 유골로 나타나신 것"이라며 "왜 올해 12 월 대선을 앞두고 하얀 유골로 나타나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외치고 있는지 그 깊은 의미를 우리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명진 스님은 "박근혜 후보는 모든 걸 '역사에 맡기자'고 말한다"며 "역사가 무슨 전당포냐. 왜 걸핏하면 역사에만 맡기자고 하느냐"고 박 후보의 언행을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후보가 과거사 논란으로 인기가 떨어지니까 마지못해 5 .16 쿠데타와 유신 독재, 인혁당 사법 살인 등에 대하여 헌법 가치를 훼손 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참된 사과도 아니요 진정성이 없다"며 "과거사에 대해 말하는 박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으며, 나는 대통령이 될 생각이 없다, 이렇게 말했다면 오히려 다음에 대통령이 될 수 가 있을 것 이다 라고 생각했다. 비겁하게 마지못해 사과 한 것은 잘 못된 것이다"라고 했다.
"오늘의 천 도재는 또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오늘 날 진실과 정의가 무엇인가, 우리가 왔다 살아갈 세상은 어떤 세상이어야 할 것인가를 깨닫고 정의와 진실을 바로 잡아야 하겠다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이 오늘 천도재의 또 다른 의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천당이나 극락에 가고 지옥에 가는 것은 결코 하나님이나 부처님이 결정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생각과 말과 행위에 의해서 천당과 극락 을 가는 것이지, 교회에 헌금을 많이 내고 절에 시주만 많이 하면 아무리 사악한 사람도 천당을 가고 극락을 갈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웃에 대한 자비심과 사랑의 실천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 합니다."
천도재에는 혜문 봉행위원장을 비롯한 스님 10여명과 장준하 선생 유가족, 장 선생 암살 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 위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천도재를 마친 참가자들은 3㎞가량 떨어진 약사봉의 장 선생 의문사 현장을 찾아가 진혼제를 열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명진 스님은 "장 선생이 이곳에서 사망하셨다는 게 믿어지냐"며 "와보니 권력이 저지른 일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또 "장 선생은 유골로 우리에게 '진실을 밝히라'는 역사적 사명을 내려주신 것"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은 우연히 오셨을 테지만, 여기 온 인연으로 그 짐을 짊어져야 한 다"고 당부했다.
절집이 사창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