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7일 종단 쇄신안 발표까지 기다리겠다. 오늘 수좌회 결의 내용이 7일 발표될 쇄신안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종단소임자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계종 전국수좌회(회장 무여ㆍ지환)는 31일 대구 불교대구회관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비공개로 개최된 회의에는 화엄사 선등선원장 현산 스님, 前 수좌회장 영진 스님, 수좌회의장 불산 스님 등 전국선원 선원장 및 유나 등 수좌 38명이 참석했다.

회장 무여 스님은 인사말에서 “종단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 오늘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도박 파문 등으로 촉발된 종단 쇄신건이 집중 논의된 회의에서는 “승려대회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는 강경 발언도 나왔다.

또, “수좌들도 참회해야 한다”는 견해에는 “수좌가 남들이 참회한다고 따라서 참회하느냐. 왜 대세를 따르느냐”는 반박이 나오는 등 한때 격론이 오가기도 했다. 총무원이 종단 현안에 대해 수좌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수좌스님들은 총무원 집행부에 기회를 주고 지켜보자는 쪽으로 중지를 모았다. 한 스님은 “(대외적으로) 성명서를 내봐야 총무원장이 모두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이 기회에) 은처승ㆍ대처승만은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좌스님들은 수좌회가 정리한 종단쇄신안을 7일 총무원장스님의 쇄신안 발표 이전 집행부에 전달키로 했다. 또, 사부대중과 국민을 위로하는 희망의 글을 일간지 등을 통해 발표키로 했다.

무여 스님은 회의 후 “오늘 회의는 지극히 수좌적이었다”며 “원천적ㆍ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불교 변화를 이끌 안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모임을 갖기까지 수좌들이 생각도 속앓이도 많았다. 한국불교 100년 대계를 위해 오늘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들이 잘 정리돼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환 스님은 “수좌회 결의를 잘 정리해 집행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의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 다만 종단 아픔을 전화위복 기회로 삼을 쇄신안이 포함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스님은 “수좌회 입장은 강경도 온건도 아니다. 총무원 측이나 집행부 비판세력 등 어느 양단에도 치우치지 않고 상생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의에 참석했던 한 스님은 “선거법 개정 없이는 종단을 쇄신할 수 없다. 수좌회 결의에 선거법 개정안은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좌회 의장 불산 스님은 “수좌들의 종단 쇄신에의 열의는 강하다. 7일 총무원 쇄신안을 지켜본 뒤 후속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호법부 한 관계자는 “브리핑 된 것만 보도하라. 브리핑 때 언급되지 않은 것은 절대 보도하면 안된다”고 보도통제를 의심케 하는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