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상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고 가보기를 소원했던 금강산.
금강산이라는 이름은 <화엄경>을 비롯해 수많은 문헌에 등장한다. 금강산에는 유점사, 신계사, 장안사, 표훈사 등 유명한 사찰들이 많다. 불교가 억압받던 조선시대에도 서산ㆍ사명 등 고승이 금강산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나라를 지킨 곳이다.

민족 영산 금강산(金剛山) 관련 사료와 사진 등을 집대성한 책이 출간됐다. 책은 수원의 한 치과원장이 금강산을 향한 자신의 10년 여의 관심과 정성을 회향한 것이다.

임병목 원장(임병목 치과의원)이 펴낸 <<금강산>>은 2권 한 질로, 상권은 ‘금강사의 역사, 그리고 이 산을 사랑한 사람들’을, 하권은 ‘옛 시와 함께 보는 금강산 사진첩’으로 구성됐다.

책은 신라말 해동서성 김생부터 조선말기 해강 김규진에 이르기까지 금강산에 매료됐던 선인들의 자취와 금강산을 대상으로 한 그들의 예술적 업적들을 조사ㆍ정리한 것이다.

임 원장은 학부 시절 산악부 활동을 했을 정도로 우리산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전국 산을 둘러봤다. 산 관련 자료를 모으다보니 문헌 등 자료가 금강산에 집중된 것을 발견했다.

임 원장은 “금강산은 공부할수록 보통 산이 아니었다. 산은 산이되, 범인(凡人)들에게는 기도 대상이자 마음의 고향이었다. 현인(賢人)들에게는 사상ㆍ철학의 뿌리이자 풍류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10여 년을 금강산을 주제로 삼아 잊혀져 가는 전설, 기록, 일화, 사진 등 자료를 모아 정리했다. 또, 금강산 관련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문헌조사와 현장답사를 하면서 금강산의 역사와 그곳에 남겨진 선인들의 자취를 되짚었다.

책에는 명암 차이 등으로 형태 구분이 어려운 석각 글씨들은 이해를 돕기 위해 목판에 판각까지 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결과들이 담겨 있다. 또, 금강산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캐나다의 서점에 주문을 넣기도 했다.

캐나다 서점에서 주문된 독일 신부 베버(1870~1956)의 1927년 作 <<한국의 금강산에서(In Den Diamantbergen Koreas)>>는 독일에서 캐나다를 거쳐 한국의 임 원장에게 지구를 한바퀴 돌아 전달됐다. <<한국의 금강산에서>>는 겸재 정선의 그림이 독일에 있음을 알려줘 영구반환으로 이끈 책이기도 하다.

임 원장은 “금강산의 많은 유물들이 해외로 반출됐다는 것을 자료를 수집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故 황수영 박사가 금강산 유점사에서 일본인들에 의해 약탈당한 53불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한 보스턴미술관 소장 금동약사여래입상, 중국 뤼순박물관이 소장한 금강산 장안사의 ‘기복종’ 등이 그 예이다.

임병목 원장은 “금강산 장안사 범종을 비롯해 금강산 유물ㆍ관련자료들이 세계 어디에선가 우리의 관심ㆍ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문화재 환수를 위해 범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현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