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화유산 연구 통해 남북 하나로
북한문화유산 연구 통해 남북 하나로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2.05.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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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불교미술硏 ‘북한의 문화유산’ 학술대회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소장 최선일)과 문화유산연구소(소장 이태호)는 지난해 6월 민족문화체추진본부가 펴낸 <<북한의 전통사찰>>(全 10권) 출판을 계기로 국내 최초로 남한 연구자들에 의한 북한 문화유산 관련 학술대회를 12일 명지대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이태호 교수(명지대)가 ‘고려시대의 금강산 불교유적’을, 정창현 겸임교수(국민대)가 ‘북한 문화유산 정책과 관리체계’를, 강병희 경기도 문화재위원이 ‘묘향산 용주봉의 진신사리탑을 통해 본 구형부도’를, 최경현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이 ‘19세기 북한의 사찰 벽화 연구’를 발표했다.

이태호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1998ㆍ1999년에 이어 2006년 답사에서 삼불암의 ‘석가문불’ ‘미륵존불’ ‘아미타불’ 명문을 재확인하고, 묘길상 왼편에 음각된 문인공양상을 새로 발견한 것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고려 태조 왕건의 금강산 탐방부터 조선 건국을 앞두고 설치한 태조 이성계의 발원사리기까지 금강산 불교유적을 고찰했다. 이 교수는 금강산 불교유적 가운데 고려전기 조성한 묘길상과 후기의 삼불암을 가장 고려적인 불상조각으로 꼽았다.

이태호 교수는 “묘길상이 금강산 심장부에 은둔자로서 거불의 자태를 한 점과 삼불암이 길목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맡긴 점은 표현양식과 함께 한국 마애불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창현 겸임교수는 ‘북한의 문화유산 정책과 관리체계’에서 “북한은 1994년 문화유물보호법을 제정해 문화유산 보존관리체계를 완성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이라는 최악의 경제난을 겪으며 문화유산 관리에서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내 많은 역사유적이 피해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정 겸임교수는 “2000년대에 들어와 북한은 전국의 사찰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문화유산 복구 및 수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의 문화유산은 열악한 보존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북한의 문화유산 보존관리체계에 대한 이해와 함께 남북교류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강병희 위원은 주제발표 ‘묘향산 용주봉 진신사리탑을 통해 본 구형부도’에서 “휴정 대사의 진신사리탑 비문을 통해 용주봉 진신사리탑의 구형부도, 인도의 복발형(覆鉢形) 초기 불탑, 계단의 석종(石鐘) 형태 모두가 석종(石鍾)으로 불렸고 이는 종(鍾)의 원래 의미인 둥근 모습에서 기인함을 알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강 위원은 이 사례를 통해 경기 양주 회암사지 부도 탑이 1464년에 효녕대군이 회암사 동쪽 기슭에 세운 석종형 진신사리 탑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이후 만력 연간에 세워진 묘향산 용주봉 진신사리탑을 비롯한 봉인사 부도암 세존사리탑, 법주사 세존사리탑, 건봉사 사리탑 등의 시원적 형태가 됐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은 “용주봉 진신사리탑과 같은 형태는 육조혜능의 제자인 남양혜충의 무봉탑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를 계승한 정토사 홍법국사실상탑, 불국사 사리탑, 조계산 보조국사 감로탑이 선례이다”라고 말했다.

▲ 이태호 명지대 교수가 금강산의 고려시대 불교유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경현 문화재청 감정위원은 ‘19세기 북한의 사찰 벽화 연구-일반회화를 중심으로’에서 “19세기 사찰 벽화에서 일반회화 비중이 가장 높아진 것은 남북한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또, “소재적인 면에서도 장수ㆍ부귀ㆍ복록 등 현실구복적 의미를 지닌 도석인물화와 민화가 주로 그려지는 것도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최 감정위원은 북한 안불사 극락보전, 표훈사 명부전, 보현사 영산전을 예로 들었다.

최 감정위원은 “평북 금강사에 그려진 달마 대사가 혜가에게, 홍인이 혜능에게 법을 전했던 장면과 평안북도 만년사 대웅전에 그려진 노안도(蘆雁圖)는 남한에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지역적 편차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남한에서는 경상도 지역 사찰에 삼국지나 별주부전 등이 벽화로 많이 그려졌는데, 이는 서원이 다수 분포했던 지역문화에서 기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감정위원은 “사찰 벽화에서 일반회화 비중이 높아진 것은 17세기 이후 불교계가 표방한 민중포교가 확산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조형적 이미지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최선일 소장은 “문화재를 통해 남북공동체를 복원하는 목적을 가지고 준비 마련된 행사”라며 “남한에서 축적된 미술사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북한 내 소장된 개별 문화재의 심도 깊은 연구는 한국미술사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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