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짜리 ‘훈민정음 해례본’ 은닉된 채 국가에 기증
1조원 짜리 ‘훈민정음 해례본’ 은닉된 채 국가에 기증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2.05.07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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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수집가 조용훈 씨 문화재청에 기증서 전달

1조원 가치라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가가 되찾을 수 있을까?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현재 절취ㆍ은닉돼 행방이 묘연한 ‘훈민정음 해례본(이하 해례본)’ 기증서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날 해례본을 국가에 기증한 이는 문화재 수집가 조용훈 씨이다.

문화재청은 이날 기증식을 계기로 행정력을 집중해 해례본의 소재 파악 및 회수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찬 문화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해례본을 되찾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은닉된 해례본이 되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증자 조용훈 씨는 인사말에서 “국가 기증을 계기로 앞으로 좋은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재청이 기증 받은 해례본은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이하 간송본)과 동일한 판본이다. 간송본에는 없는 표기, 소리 등 당시 연구자의 주석이 있어 전문가들은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 배모 씨가 조씨로부터 절취ㆍ은닉해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 조씨는 법적절차를 통해 배씨로부터 해례본을 회수하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국가에 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씨는 “해례본은 조상 대대로 가보로 물려 받은 물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씨 역시 문화재도굴 전문가 서씨가 안동 광흥사에서 획득한 물품 가운데 있던 해례본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차후 소유권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가에 기증한 조용훈 씨(오른쪽)와 김찬 문화재청장

배씨가 문화재청에 문화재지정절차를 문의했을 2008년 당시 해례본을 직접 감정했다는 문화재위원 박문열 교수(청주대 문헌정보학과)와 경기도박물관 자문위원 남권희 교수(경북대 문헌정보학과)는 “복장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안동 광흥사 소장품일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서씨 등 주장대로 해례본이 복장물이라면 복장에 쓰이는 송진 등이 묻어있어야 하고, 보존상태 또한 양호해야 하지만, 해례본 일부를 직접 확인했을 때 산화가 심해 세상을 오래 돌았던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안동 광흥사 주지 범종 스님은 “해례본이 서씨에 의해 1999년경 광흥사에서 절취된 물건임은 이미 사법부가 판단한 바 있다.(사건번호: 2011고합30) 하지만 해례본을 찾는 게 우선이지 사건의 진의 등을 밝히는 것은 나중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 안동 광흥사 주지 범종 스님은 "은닉된 해례본을 되찾는 것이 중요할 뿐, 진의 등은 차후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문화재 전문 절도범인 서씨가 광흥사에서 해례본을 절취해 조씨에게 매도했고, 배씨는 이를 조씨로부터 몰래 입수했음이 명시돼 있다.

한편, 조계종 문화부 박상준 팀장은 “4일 선출처 증명 후기증을 촉구한 문화부 성명서는 문화재 기증 절차상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해례본이 은닉된 상태에서 회수도 하기 전에 소유권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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