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양식 답습하는 부도탑은 그만”
“과거 양식 답습하는 부도탑은 그만”
  • 조현성 기자
  • 승인 2012.05.0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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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박물관인상’ 선정된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당대의 스님이 입적했는데 부도탑은 신라ㆍ고려시대 것을 본떠 만들어서야 되겠습니까? 옛 것을 본받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법고창신(法古創新) 해야지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2일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만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자리는 김 이사장이 한국박물관협회(회장 전보삼)로부터 ‘자랑스런 박물관인상’ 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지만, 대화의 상당 부분은 우리 문화재 보존과 새 문화창달에 집중됐다.

김종규 이사장은 한국 출판과 문화, 문화재를 위해 일생을 헌신해 온 문화계 원로이다. 특히 김 이사장의 문화재 사랑은 유별나다. 그 한 예가 삼성출판박물관의 설립ㆍ운영이다. 삼성출판사를 운영한 김종규 이사장이 박물관 설립과 유물 수집에 공을 들이자 사람들은 “새 책을 팔아 헌 책을 사들인다”며 우스개 소리를 할 정도였다.

지난해 10월 김 이사장은 정부로부터 문화계를 향한 열정과 헌신한 공로를 인정 받아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김종규 이사장은 신심 깊은 불자이기도 하다. 1999년 한국박물관협회회장을 지내면서는 각 사찰의 성보박물관 설립을 크게 도왔다.

김 이사장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을 이끌며 회원수 배가활동을 중심으로 대중이 주인된 문화유산 보존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민간기금으로 문화유산을 보존 관리하는 법인이다. 2007년 ‘문화유산과자연환경자산에관한국민신탁법’ 을 근거로 설립됐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국가로부터 관리 위탁하고 있는 문화재는 ‘서울 중구 정동길 41-11 중명전’  등 7곳이다. 현재 회원 3000여 명이 참여해 매월 1만원(청소년은 3000원)을 기부하고 있다.

“민족문화는 우리 민족의 DNA에 저장돼 온 것입니다. 불교문화유산에는 1700년 동안 축적된 노하우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문화유산국민신탁 운동 등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에 앞장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사찰에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국적 불명의 성보와 문화재를 복제한 모조품이 판치는 현실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1960년대 세워진 만공 스님의 부도를 높이 평가했다.신라ㆍ고려시대 문화재를 모방해 입적한 스님의 부도탑을 세우는 것과 달리 독창적인 감각으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김종규 이사장은 “오랜 시간 후에도 문화유산으로 평가받으려면 전통은 살리되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창조적인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의 이러한 생각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문화재였던 우정국 인근에는 관련법상 새 건축물이 들어서기 힘들었으나, 문화재위원이었던 김종규 이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은 전통미를 살려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기로 이름난 승효상 작가 작품입니다. 이 시대에 이런 작품을 한국불교1번지에 세울 수 있다는 것이 후대를 위해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를 설명했습니다.”

김종규 이사장은 “법당, 탱화, 불상 등 옛 것은 참고하되 현대를 대표할 문화유산을 만드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에는 원로부문 수상자인 김종규 이사장 외에 중진부문 김성구 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젊은박물관인부문 변숙희 시인박물관장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21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있을 제15회 전국박물관인대회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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