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가 선거법 전면 개정과정을 진행중인 가운데, 직선제와 간선제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는 15일 제주시 호텔 라마다 프라자에서 '불기 2555년 연수'를 열고 선거법 개정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종헌종법제개정특별위원장 법안 스님은 '선거법 제정을 위한 발제'를 맡아 선거공영제 도입, 각급 종무기관의 중립의무 적용, 선거부정감시단 보장 규정, 거주승 문제, 총무원장선거 등 후보난립 방지, 사전선거운동 및 예비후보자 등록 등에 관해 발제했다.
이날 토론에서 종단내 직선제 요구가 높은 총무원장선거와 관련 직선제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선거인의 확대에 따른 또다른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현행 간선제를 보완, 선거인단 조정을 통한 종도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원경 스님(송광사)은 "직선제가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면서도 "또다른 폐해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제정 스님(해인사), 원경 스님(마곡사), 종호 스님(쌍계사), 일문 스님(화엄사) 등도 직선제 의견에 찬성했다. 그러나 현행 간선제에서 발생하고 있는 폐해가 직선제로 바꾸면 더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직선제로 가더라도 비구니는 선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원경 스님(마곡사)은 "일정 승랍이 되면 모두 선거권을 행사하는 직선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비구니가 결집하면 엄청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비구니 참정권은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호 스님(쌍계사)도 이에 동조했다.
비구니 종회의원들은 이에 크게 반발했다.
계환 스님은 "비구가 승랍 10년이면 비구니는 이보다 승랍을 높여 적용하면 될 일이지, 아예 제한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운 스님도 "비구니에게는 피선거권이 없지 않으냐"며 선거권 제한 의견에 논박했다.
간선제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성직 스님(용주사)은 "여러번 선거를 치러봤지만, 선거는 종교집단에서 위의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철저한 선거관리를 통해 선거의 폐해를 막는 것이며, 선거인단을 30명당 1명으로 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청원 스님(법주사)도 "직선제는 폐해만 더 키울 것"이라며 간선제로 하되 선거인단을 늘릴 것을 주장했다.
상덕 스님은 선거인단을 확대하는 간선제에 찬성의견을 내고 "선거인단이 교구별로 적다보니 참여하지 못하는데 대한 불만이 상당히 높다"며 "일부가 선출한 총무원장이라는 인식이 종도들에게 깔려 있다"고 말했다.
거주승 제도에 대해서도 폐지와 존치를 놓고 활발히 의견을 내놓았다.
법안 스님은 발제를 통해 거주승 제도를 삭제하는 안과 유지하되 거주기간을 5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안, 실제 거주승에게만 선거권을 주는 안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장적 스님(은해사)은 "원칙적으로 거주승 제도에 반대한다는 의견"이라며 "종무행정의 기조가 본사별 재적승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문 스님(화엄사), 원경 스님(마곡사)도 거주승 제도 폐지에 찬성했다.
반면 월공 스님(관음사)은 "사회에서도 주소지에 대한 참정권 행사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존치를 주장했다.
교구본사 주지를 선출하는 산중총회와 관련해서는 추후 의견을 개진키로 했다.
의장 보선 스님은 "총무원장선거는 선거후유증이 덜하지만, 산중총회는 위계질서 붕괴와 선거로 인한 골이 깊어지는 등 후유증이 매우 심각하다. 종단 내 어른들도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선거제도를 보완하든지, 장로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선 스님은 "중앙종회는 대의기구이기 때문에 직선제를 하는 것이 맞다"면서 "선거를 잘 하면 가장 민주적인 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묘안을 찾을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안 스님은 "종단이 건강하면 인사시스템에 의해 운영될 수 있고 해당 교구에서 가장 존경받고 신망 있는 분이 대표자로 선출될 것"이라며 그렇지 못한 현실을 개탄하고 "산중총회 관련해서는 여러 안을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 원경 스님(마곡사)은 교구별 인사위원회와 같은 후보검증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 제주시 = 박봉영 기자
곧 사회전반적으로 개혁운동이 확산됐다.
기업의 분식회계, 오너의 독단적 결정에 브래이크가 걸리고 많은 많은 안전장치가 생겨났다.
정보는 공개되고 투명성은 강화되고 절차나 내용적으로 민주적어야 했고
여법하게 일이 추진되도록 바뀌었다.
사회가 그렇게 발전하는 동안 조계종은 제자리 걸음이었다.
혹자가 말했듯이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는게 정상적인데
요즘은 거꾸로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IMF이후 조계종단에 쏟아지는 그 많은 개혁적 요구가 아직도 들리는 걸 보면 할말이 없어진다.
사회는 저만치 앞서가는데.....종단은 뭘하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