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해제 위한 산중총회 개최 우려 목소리” 논의해
이 자리에 산중총회 소집을 요구한 측 인사 4-5여명이 이날 모임에 참석했다. 또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산중총회 소집요구 측 인사 4-5은 모임이 열리던 인근에서 대기했다.
이날 모임의 결과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이날 모임에 대해 교계 한 언론이 “방장스님이 주지를 추천하는 전통을 따르고, 산중총회 개최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이날 모임에 참석한 복수의 관계자는 “산중총회 소집에 대한 우려와 걱정에 대한 의견은 교환됐지만, 결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은 “이날 모임은 애사심을 가진 노천문도회의 직계 제자들이 모여 주지추천과 산중총회 소집 등 통도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다”면서도 “방장 스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결의’는 없었고, 다만 총림해제를 위해 개최하는 산중총회에 대한 우려의 의견만 개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우 스님은 또 “이날 모임에는 문도회의 문장인 초우 스님도 계시지 않았고, 노천문도회의 가장 큰 어른인 월파·목산 스님도 계시지 않았다”는 말로 이날 모임의 성격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른 복수의 관계자는 이날 모임이 대표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스님은 “총림해제의 건으로 산중총회를 소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이에 대해 아무도 반대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묵인이 긍정이 아니겠냐”는 말로 이날 모임에서 논의된 사안이 “사실상 결의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총림해제를 위한 산중총회 소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극락암의 S 스님은 “총림해제라는 사안을 다루기 위해 산중총회를 열겠다는 것은 주지 추천을 둘러싼 분란의 원인과 갈등을 유발하는 측이 어느 쪽에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산중총회 소집 자체가 불법이고, 방장 스님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젊은 스님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천문도회 중진 모임에 참석한 한 스님도 “총림해제를 위한 산중총회 소집을 요구한 것은 명분을 잃은 것이다.”고 주장했다.
주지 정우 스님은 “산중총회 소집은 총림해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다. 주지 추천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총림의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누기 위한 것이지, 총림해제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다수의 산중총회 소집요구에 대해 소집권자가 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우 스님은 “이날 모임에서는 산중총회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주된 의견으로 오고 갔다”며 “묵인이 긍정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산중총회 소집은 여전히 유효하다. 차기 주지 선출을 둘러싼 영축총림의 ‘내홍’이 진정되길 바라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통도사의 내홍은 각 문중간의 해묵은 갈등과 함께, 총림 운영의 방법과 통도사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상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도사의 ‘내홍’이 진정된다고 해도 ‘총림 운영’을 둘러싼 제도적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흔들리는 영축총림을 바라보는 불교계의 시선이 따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