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행부 100일 지금까지 뭘했나
새 집행부 100일 지금까지 뭘했나
  • 이혜조
  • 승인 2006.02.13 12:2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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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 종책 결정 환경 문제 많아... 연구기관조차 없어
종책모임-중앙종회, 여야 편싸움만 혈안 대안제시 못해

종책 및 종책 결정 환경의 중요성

대한불교 조계종의 종책은 1만2,000 여 명의 스님들은 물론 불교신자와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 종책은, 안으로는 종단운영의 문제로서 종도들의 수행력과 복지향상, 밖으로는 포교 및 대 사회 위상 제고와 직접 관련돼 종단 발전을 좌우한다.

조계종 발전의 문제는 출가자와 사회의 미래모습으로서 종단의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과제다. 그러므로 종책의 결정은 ▶ 종단의 권위 있는 결정(종회 등 결정기구들의 합의)▶집행 보장의 확보(법률화, 불사 즉 사업의 시행, 지침 등) ▶뚜렷한 목표 달성과 미래지향적 로드맵이어야 한다.

종단이 제대로 된 종책을 결정하기 위해 충분한 정보와 분야별 전문가 확보, 애종심,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의 확보가 선결과제이다. 임기응변식이나 종권 쟁탈을 위한 정치적인 종책의 결정은 종단 발전의 대표적 저해 요인이다. 종책은 종단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종책 결정 왜 불가능 한가

종책의 결정은 합리적이고 분석적이어야 하며 고도의 전문성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종단의 최종 정책 결정권자나 결정참여 소임자 스님들은 타 소임을 겸직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능력과 자질에 따른 인사는커녕 총무원장 선거에 공(?)을 세운 측근인사들을 논공행상 차원에서 자리 나눠주기기에 급급했다.

아무리 종책 결정의 진행 단계에서 검토가 이뤄졌다 해도 최고 결정권자들은 이를 충분하게 소화하기에는 시간과 전문적 지식, 분석적 능력의 제한으로 한계가 있다. 이를 제약된 합리성 (limited rationality, bounded rationality)이라 한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은 종무집행 기능 외 명칭에  걸맞게 1,600년 한국불교를 대표할만한 부분이 없다. 제약된 합리성의 대표적인 경우다.

종단이 여법한 종책이나 사업을 수립치 못하는 것은 전문성의 부족과 더불어 파벌간 이해관계 때문이다. 불교의 발전과 이를 바탕으로 한 사회의 행복을 이끌어야 할 종단이 파벌의 이익에만 혈안이 돼있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러한 현상은 불교의 퇴보를 가져올게 자명하다. 종단은 종책 개발을 위해 파벌을 초월하는 전문적 시스템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종책 결정 기능을 활성화해야

가. 종책을 결정하고 생산하는 중앙종회로 거듭나야 한다.
우선 종단 기능 중 막강한 권력을 가진 중앙종회를 보자. 중앙종회 내 종책 모임이라하여 일승회, 화엄회, 미래를여는승가회 등이 있다. 중앙종회는 모두 81명의 중앙종회의원들이 종단의 주요 정책 등을 결정하는 합의체 종헌기관이다. 대부분의 종회 기능이 예결산 처리와 감사기능, 종단의 대형사건 심의에 그친다. 종책의 발의나 결정이라는 주요기능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종회는 이미 6년 전(불기2544년) ▶종책 생산기구로 거듭나기 ▶분과위별 종단 현안 주제선정 ▶세미나 개최 및 자료집 발간 등을 결의했으며, 상임위 활동에 5,000만원을 배정한 바 있다.(현대불교2000.5. 17. 271호)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대중들에게 중앙 종회는 면책특권의 신분 보장과 아울러 신분 상승의 수단으로 각인되고 있다. 각 종책 모임은 사회 정치권의 여권 야권을 흉내 내며 서로 나뉘어 이익 집단화하고 있다. 주요 종책의 결정과 종도의 대변자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 종헌 종법의 대대적인 개정이 요구 됨에도 몇 년째 성과가 없다. 종책을 놓고 치열하고 생산적인 논쟁을 벌여야 함에도 자파의 이익 쟁취, 심하게 말하면 종권 획득에만 혈안이 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나.전문 연구기관의 필요
1,600년 역사의 조계종을 대표할 만한 전문 연구소조차 제대로 없는 게 현실이다. 종단 발전을 위한 종책이 전통의 청규를 외면하고 현 사회의 체제를 모방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비능률적인 제도나 종책을 수립해서도 안 되기에 더욱 전문 연구기관이 필요하다.

문제는 종단의 제도나 각종 혁신과제를 개선할 기초적 자료와 인적 구성이 대단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중앙종회가 가끔 특위를 구성하긴 하지만 사건 개요 파악에 그친다. 제대로 된 연구 기관하나 없는 것이 종단의 현실을 대변한다. 그나마 교육원산하 불학연구소 정도다.

불교관련 연구소로서 고려대장경연구소, 대승원(불교사상연구회) 대각사상연구회, 만해기념관 등 40여개 정도다. 이마저 불교의 미래를 목표에 둔 종책을 개발한 연구소는 없는 것으로 안다. 종단이 현 체제의 틀에서 지방화 전략에 따라 분권화를 하려한다면 더욱 고급 정보의 생산과 교구의 지원을 위해서라도 전문 연구기구의 설립이 절실하다.

조계종은 방대한 세력이며 나라 안팎으로 영향력 있는 종교 조직이다. 이에 걸 맞는 연구소나 의견제시 기관이 없고 전문직 양성마저 소홀 하다면 종단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제도권 밖에서도 종책의 건의와 대안제시를 위한 정치 행정 복지 환경 통일 국제 연구소가 필요 하다.

다. 재가 종무원의 전문화, 인력 고급화 시급
종단 내 전문 연구소와 아울러 필요한 것이 재가 종무원의 전문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재가 종무원들의 석박사 양성과정을 종단이 지원해야 한다. 승진은 성과에 의한 특진과 더불어 시험제도를 도입, 연구 노력하는 분위기를 확산해야 한다.

재가 종무원들이 애종심을 갖고 자기 개발과 더불어 종단 발전에 기여토록 하기위해서는 장기적인 복지계획의 수립도 절실하다. 아울러 동국대학교 중앙승가대학교에 교수진이나 불교 관련 연구자를 상대로 정치 행정 복지 환경 통일 국제 등 전문 분야의 연구 시스템을 지원해 줘야 한다.

관심의 틀을 바꾸자

지난 한해 조계종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황우석 교수 문제, 간화선, 템플스테이, 동대문제, 법장스님 입적, 월간중앙 사건, 32대 총무원장 선거, 지율스님 문제 등이다. 일년 내내 분규나 사회적 이슈를 안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제대로된 목소리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사회적 이슈를 불교계가 선점했음에도 조계종단은 늘 끌려 다니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신나는 일 보다는 대체적으로 진이 빠지는 일들이 많았다. 종단의 발전을 위한 권력 구조 개편 계획, 종도들의 수행력 증진이나 포교를 위한 종책 개발, 청소년 포교 등 사회의 불심 함양 등에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계획도 창출하지 못했다.

산사 음악회의 물량적 확장과 템플스테이의 활성화가 그나마 소득일 수 있다. 이 역시 주 5일 근무제등 간접적인 요소에 기인함이 더 많다. 이제라도 종단은 종단이 나갈 바 방향을 제대로 세워 미래 지향적이며 새로운 불교문화 창출을 위해 노력 하는 종단으로 틀과 사고를 바꿔야 한다.

해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나간다. 새 집행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번 원장선거 때 각 후보마다 내건 슬로건이 ‘지방화 분권화’ 였다. 그런데 집행부는 물론 그 어떤 종책모임도 구체적인 대안이나 로드맵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이 종단을 위해 기다리지 않는다. 여야의 종단 운영자들은 더 늦기 전에 진로를 바로잡아야한다.

불교 관련 연구소 현황

대각사상연구소, 대승원(불교사상연구회)고려대장경연구소, 불교사회복지연구원, 만해기념관, 밀교문화연구소, 범패연구소, 보조사상연구소, 불교만화연구소, 불교사회문화연구소, 불교포럼, 불교학연구회, 선학원 중앙연구소, 성가섭존자연구소, 성철사상연구소, 소태산사상연구소, 원불교사상연구소, 원효학연구소, 의상 만해 연구소, 일붕사상연구소, 전자불전연구소, 초기불전연구소, 팔리문헌연구소, 한국단청연구소, 한국동서비교문학학회, 한국불교연구원, 한국불교학결집대회, 한국불교학회, 한국석불문화연구회, 한국선학회, 한국원불교학회, 한국전통문화연구소, 한국전통사찰문화연구소, 한국정토학회, 한국티베트문화연구소.




/ 法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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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기대 2006-02-16 19:26:09
100일 정리기사 쓴거보니 몬가 시작할라나... 그동안 미적지근한 기사만 올라오니 너무 잼없어 그나마 딴 교계신문보단 낫지만

납자 2006-02-13 18:32:25
음 갈수록 불교닷컴에 신선한 글들이 올라오는 군요. 더욱 분발하세요. 불교계 특히 조계종단 고칠게 하나 둘이 아닙니다.

후후 2006-02-13 17:14:30
이게 불교닷컴의 한계죠. 정련큰스님이 총무원장이 되고 미래를 여는 승가회가 총무원집행부, 중앙종회, 지역교구를 장악해보세요. 아마 오늘자 불교신문들처럼 정비어천가를 부르고 난리가 났겠죠.

불자 2006-02-13 16:43:33
불교닷컴은 반성하시오. 현 집행부에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오. 종헌 종법을 어긴자가 원장 스님이라는 사실부터가 잘못된 것 아니겠오.

정치는모르겠으 2006-02-13 16:20:00
불교역사문화기념관 오픈돼었을때 다양한 도서,문헌,불화 등 자료를 갖춘 불교전문관으로 기대하고 방문하였다가..에게~스님들 국회의사당인걸 알고 너무너무 실망했었습니다. 국회는 도서관이라도 좋기나하지요 이름이 아깝지않습니까? 일례로 이런 시스템속에서 문화재청에서 종단에 문화재를 양보하겠습니까..먼저 맡겨도 될만한 자질을 갖춥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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