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불교환경연대 새 상임대표에 선출된 현고 스님이 불교환경연대의 정상화 추진을 선언했다. 하지만 현고 스님의 ‘조건부 상임대표직 유지’는 여전히 ‘12월의 변수’가 잔존해 불교환경연대의 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 해 보인다.
스님은 18일 오후 ‘불교환경연대 회원들께 드리는 인사’라는 이메일 통지문을 통해 “불교계의 환경활동은 선택이 아닌 불자 된 사명”이라며 “우리의 활동이 한국불교사에 아름다운 역사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고 스님은 “운동성을 갖춘 젊은 사람을 옹립해 보자는 의견을 개진하려 총회에 참석했다가 뜻하지 않게 상임대표 소임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대표직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스님은 “무분별한 개발이 주는 위험을 알리고 물신주의를 지양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환경보살을 자임한 사람들의 모임이 불교환경연대”라고 정의하고 “수경 스님이 남긴 족적이 너무 커 뒷일을 처리하는 일이 조심스럽고 창립정신과 전임자 공적에 누가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현고 스님은 불교환경연대가 남긴 가장 큰 성과를 ‘삼보일배’로 꼽았다. 스님은 “우리들의 생명경시와 자연파괴 그리고 물신주의적 삶을 참회했다. 이 참회의 거대한 장정이 ‘삼보일배’였다”면서 “삼보일배는 각국 NGO들이 채택한 의사표현의 세계적 방식이 되었다”고 해석했다.
현고 스님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불교환경연대 선언문 정신과 규약에 따라 성실히 조직을 관리 운영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이메일 편지가 불교환경연대의 정상화 추진을 알리는 신호가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보인다.
현고 스님은 “큰 의미를 둔 인사는 아니다. 상례적인 인사”라고 밝혔고, 임시총회에서 밝힌 ‘조건부 수락’에 대해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스님은 “12월에 있을 ‘일’이 아직 어떻게 결정될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두 가지 직을 함께 수행할 수는 없다. 그럴 경우 상임대표 직은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님은 “상임대표 직이 어려울 경우 공동대표로는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여지를 남겼다.
현고 스님은 12월까지 사무국 기능 정상화에 힘쏟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불교환경연대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상근 활동가를 물색하고 있다. 또 탁발을 해서 단체 운영비 등을 모금해 정상화에 도움을 주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