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대해 불교계 안팎에서는 양대 종단이 단순히 논쟁만으로 끝낼 게 아니라 이번 사태가 한국불교 근현대사에 대한 조명과 반성, 대안제시의 계기가 되어줄 것을 주문했다.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는 8일 '<태고종사> 분석 연구 보고서(작성자 연구원 김광식박사)'를 내고 태고종사의 논지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보고서는 "태고종사를 표방하면서도 교단의 변천사를 통해 태고종사를 엮었고 목차를 보더라도 정상적인 태고종사라고 보기에는 부실한 저술"이라고 단정하고 "종단사 교단사를 집필하기 위해서 해당분야의 연구서 연구논문 자료 등을 총괄 수집, 이해해야 한다는 상식마저 어긴 아전인수격의 역사해석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왜곡된 역사인식은 일제하의 불교성격과 해방 이후의 정화운동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일제의 침탈로 나타난 불교계 다방면의 실상, 비구측 민족운동, 정화운동 직전의 불교계 정황, 정화운동의 이념 등에 대해 자의적이고 독단적 해석이 극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태고종사는 편협한 사료 활용과 일방적인 역사 해석을 통한 태고종 위상을 견강부회하려는 목적이 강하게 투영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태고종사>는 추후에 태고종에서 기획 의도하고 있는 법난사 집필 이전 단계의 자료집 성격이 강하며, 집필자(김영태교수 등)가 근현대 불교에 대한 저서나 논문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집필을 수락한 것은 조계종단에 대한 강한 반감과 악의가 개입된 것으로 결론내렸다.
<태고종사>의 주요내용은 ▲태고종을 한국불교 유일의 정통 종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조계종을 정통에서 이탈된 종단으로 강조 ▲120개 종단으로 분열된 책임이 조계종단에 있다고 단정했다. 또 ▲정화운동의 이념과 취지 부정 ▲조계종은 당시의 폭력 후유증으로 종권 장악을 위해 유혈난투극만 전개하는 종단 ▲종단 재건의 주역인 큰스님들을 자칭 비구승, 어용 비구, 아집 비구, 사이비 비구 등으로 폄하 ▲정화운동 주역인 동산, 청담스님에 대해 악의적 인간 폄하 등을 담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편 조계종 일부 종책모임들은 이 보고서를 참조해 다음주중 성명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종책모임들은 현재 성명서 내용에 대해 의견을 교환중이며 빠르면 다음주 초에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종책모임은 성명서에 "조계종단의 존립 및 재정립의 중요한 버팀목으로서 역사적인 운동인 불교정화 운동을 법난이나 종권 강탈 등으로 폄하해 종단의 정체성이 손상됐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특히 조계종 종립대학교인 동국대 김영태교수가 집필에 깊숙히 관여했다는 점에서 당혹감과 충격을 감출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중진 스님은 "이웃종단이 태고종이 이런 내용의 종단사를 발간했다는데 대해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불교 근현대사에 대한 천착이 필요함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양대 종단이 감정적 대립으로 다투기 보다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명징한 고찰과 반성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