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가풍과 멀고 현장 고민 담지 못해"
"종단 가풍과 멀고 현장 고민 담지 못해"
  • 전국강원교직자연합회
  • 승인 2010.05.03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조계종 교육원이 제시한 강원 교육과정 개편(안)에 대한
전국강원교직자연합회 성명서
조계종 교육원은 최근 강원교육과정 개편(안)을 발표하였다. 그것의 골자는 학습효과를 위해서 서구식 교육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승가교육법에 명시된 조계종지를 체득하여 정체성을 확립시킨다는 종단의 가풍과 거리가 멀다. 또한 조계종 기본교육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교육 현장에 대한 심층적인 고려 없이 일방적 행태를 보이고 있어 그 문제점을 밝힌다.

원전에 대한 훈고학적 교육방식은 원전 해독 능력과 향후 독자적 공부를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방법이다. 또한 한문교육은 대부분의 대승경전이 한문텍스트이며 불교만이 아닌 대부분의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가 이에 기반 하고 있으므로 한문교육은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라면 당연히 기본적으로 갖추어야만 하는 기본 소양이다.

전통 교과목의 교재를 모두 한글화한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고 각 기본교육기관의 장점을 무시한 획일적인 개편(안)이다. 승가교육은 우리종단의 최대역점불사이자 교육원 수장이 바뀌면 교육정책도 바뀌는 조령모개(朝令暮改)식 불사가 아닌 교육백년대계이다. 바깥세상도 지양하는 일을 승가안에서 일선 소임자와 소통없이 진행되는 현실이 매우 우려된다. 특히 역경불사는 수많은 세월과 노력이 필요하며, 그러한 번역 능력자를 기르기 위해서도 원전 공부는 오히려 더 강화되어야 한다. 지금 세속에서 한문 고전을 번역하기 위해서 ‘고전번역원’을 설립하고 국가적인 지원으로 번역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번역자 양성을 위해서 한문 교육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승가 교육은 많은 것을 듣고 이해하는 수준의 교양 지식적 교육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원전의 깊은 내용을 반복된 숙지와 훈습을 통해 분명하게 의미를 체득하고 자기 수행의 기반을 형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단순한 지식의 습득은 부처님 말씀을 팔아먹는 직업적 성직자는 만들 수 있어도 계정혜 삼학이 갖춰진 수행자를 만들 수는 없다. 이론 추구에 다른 불교의 모습은 일본불교의 현실에서 충분히 알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불교이론 정립보다 행이 따르지 못하는 데 있다.

교육원이 제시한 교육과정은 거의 대부분 이미 중앙승가대와 동국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육과정이다. 학인 양성 방법에 대해 다른 장점을 가진 전통강원에서까지 전통적인 교과과정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교육방식을 강요한다면 교육의 하향평준화는 물론 교육백년대계를 졸속으로 처리하는 세간의 잘못을 따를 뿐이다.

이에 오늘 공청회와 같이 소통없는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교육개편의 재발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오늘 공청회는 강원 교직자의 참여와 소통없이 교육원 일방의 의견을 관철하려는 요식행사에 불과하므로 인정할 수 없으며 차후 획일적인 전체 교과과정 개편이 아닌 강원 교과과정 개편(안)을 분리하여 전국강원교직자연합회와 재논의할 것을 요구한다.

2. 교육원의 일방적이고 몰아붙이기식 학사행정 추진은 반대하며, 전국강원교직자연합회와 공개적으로 함께 지혜와 원력을 모아 전체적 틀 속에서 현실에 기반을 둔 안을 도출해 낼 것을 요구한다.

불기 2554(2010)년 4월 30일

대한불교조계종 전국강원교직자연합회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