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헝가리에 한국식 절 짓는 청안스님
조국 헝가리에 한국식 절 짓는 청안스님
  • 불교닷컴
  • 승인 2006.12.06 1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승 숭산스님 2주기 추모 위해 내한

조국 헝가리에 한국식 절을 짓고 있는 파란 눈의 청안(40) 스님이 스승인 숭산 스님의 2주기(8일)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날아왔다. 때맞춰 청안 스님의 책 <꽃과 벌>(김영사 발행)이 나왔다. 지난해 서울 화계사에서 주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불교와 명상 수행에 관해 설법했던 열두 번의 법문과 그때 나온 질의응답을 담은 책이다.

청안 스님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1㎞ 떨어진 아름다운 숲에 유럽 최초의 한국식 전통사찰 ‘원광사’를 짓고 있다. 스님은 이 절이 헝가리와 유럽 사람들이 모여 수행하고 깨달음을 얻는 공간이자 한국 불교와 문화, 전통을 알리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러분의 보시와 지원으로 땅을 사서 지난달 선방의 상량식을 했어요. 소나무는 러시아 적송을 쓰고 기와는 한국에서 가져가서 철저히 한국 전통양식으로 지을 계획입니다.”

삶에 대한 의문을 가득 품고 있던 청년 시절, 청안 스님은 1991년 헝가리를 방문한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크게 느낀 바가 있어 28세 때인 94년 4개월 참선을 마치고 출가했다. 한국에서 6년간 수행하고 99년 고향으로 돌아가 부다페스트 시내의 한 아파트에 선원을 운영하면서 유럽 각지에서 법문과 수행 지도를 하고 있다.

자신의 책 <꽃과 벌>의 요지를 스님은 단 한 마디, ‘꿀!’이라고 요약했다. “꽃과 벌이 만나 꿀이 만들어지듯 자연스럽게, 옳고 그름이나 좋고 싫음을 가르는 생각을 끊어야 바른 자리로 돌아가고 그래야 세상을 도울 수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를 깨달으면 그 맛은 꿀보다 달콤할 것입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궁극적인 질문을 갖고 있습니다. ‘이 뭐꼬’ 라는 화두를 놓지 마세요.”

일본이나 중국이 아닌 한국 불교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스님은 재미있는 답을 들려줬다.

“나라마다 나름의 특성이 있으니 비교는 적절치 않습니다. 제가 한국 불교로 출가한 것은 숭산 스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숭산 스님이 북극이나 남극에서 오셨거나, 돌고래여서 수영하는 법을 가르치셨다 해도 그대로 따랐을 겁니다. 숭산 스님은 제가 풀 길 없던 의문에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가장 자비롭고 지혜롭고 강력한 답을 주셨으니까요.”

스님은 13일 한국을 떠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 기사제공 한국일보

"이 기사를 응원합니다." 불교닷컴 자발적 유료화 신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6 대형빌딩 4층
  • 대표전화 : (02) 734-7336
  • 팩스 : (02) 6280-25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만
  • 대표 : 이석만
  • 사업자번호 : 101-11-47022
  • 법인명 : 불교닷컴
  • 제호 : 불교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05082
  • 등록일 : 2007-09-17
  • 발행일 : 2006-01-21
  • 발행인 : 이석만
  • 편집인 : 이석만
  • 불교닷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불교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san2580@gmail.com
ND소프트